경찰청은 올해 2월부터 '주요 국외도피사범 집중관리 체계'를 시행해 4개월 만에 중요 도피범 2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중 절반 가까이인 14명이 '핵심' 등급의 도피사범이었다. 경찰은 죄질, 피해규모, 서민경제 보호 등을 고려해 △핵심 △중점 △일반 3개 등급으로 구분해 국외도피사범 631명을 집중 추적해왔다.
검거된 도피사범 중에는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 총책, 1,000억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운영진도 있었다. 대규모 피해자를 낳은 경제사범들도 줄줄이 쇠고랑을 찼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라임 사태)의 주범 중 한 명으로 지목되는 이인광(57) 에스모 회장이 3월 프랑스 니스에서 검거됐고, 피해자만 5만 명 이상이 발생한 2조5,000억 원대 '브이글로벌' 가상화폐 사기에 연루됐다가 미국으로 도망간 피의자 A씨도 덜미를 잡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12세 아동을 성폭행한 범인도 잡혀왔다.
경찰은 집중관리 체계를 통해 해외 경찰과의 첩보 공유가 원활해지면서 발 빠른 검거가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현장 수사관서, 국가수사본부, 해외 경찰주재관, 해외 경찰 등이 매주 회의를 진행해 신뢰를 쌓고 경찰 수뇌부는 주요 도피국인 베트남과 중국 등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해외로 유출된 범죄자금 회수에도 노력, 경기 평택시 환전소 강도 사건 이후 타지키스탄으로 도피한 범인을 현지에서 검거해 피해 금액 8,500만 원의 절반 이상을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국내로 송환된 도피사범도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올해 상반기에만 219명이 강제송환돼 지난해 같은 기간 194명 대비 12.9% 증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집중관리 대상을 감축해 한정된 추적 자원으로 핵심 등급 피의자 추적에 집중하겠다"며 "이미 검거된 도피사범의 국내 송환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