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만 원어치 고기를 주문한 손님에게 '노쇼'(예약 부도) 피해를 본 업주를 위해 누리꾼들이 대신 고기를 완판시켜 화제다.
경북 영천시에서 정육점과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2일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약 270만 원어치 고기를 노쇼당했다'며 피해 사실을 알렸다. 삼겹살 40㎏, 목살 10㎏, 한우 등심 10㎏을 주문한 손님이 예약 시간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 손님은 A씨 측의 연락까지 차단했다. A씨의 피해 글은 24일 기준 조회 수가 254만 회에 달하며 화제가 됐다.
이후 A씨는 준비한 고기를 처리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X에 "요즘 자영업자들이 다들 힘들다 보니 여러 곳에 (판매하기 위해) 연결은 해보고 있는데 잘 안 된다. 노쇼 물량만 여기서 잠깐 판매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X 계정을 운영하며 판매처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약속해 많이 고민된다"고 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도울 수 있게 기회를 달라", "장사하는 입장이라 어려움을 잘 안다"며 자신들에게 판매하라고 호응했다. 한우 등심 10㎏을 전부 구매하겠다는 사람,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을 통해 모든 고기를 사겠다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고민하던 A씨가 23일 오후 고기를 소분해 판매 링크를 올리자 판매 시작 7분 만에 매진됐다. A씨를 돕고자 기다리고 있던 누리꾼들이 십시일반 나서면서다. A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문 내역을 보니 일면식도 없는 누리꾼들이 1, 2개씩 사서 완판됐다"며 "사연 공론화부터 판매까지 많은 도움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A씨는 경북 영천경찰서에 노쇼한 손님을 영업방해와 사기죄로 고소한 상태다. 고의적인 노쇼는 영업을 방해할 의도가 인정되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A씨는 "신뢰로 장사하는 지역 정육점이라 예약금 같은 방법으로 (노쇼를) 방지하기도 어렵다"며 "꼭 법적 처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