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박격포, AK-12 소총 지급"… 러시아 간 북한군, 전투에 한 발 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지원하고자 파견된 북한 군인이 전투 현장에 한발 더 다가섰다. 러시아가 북한 군인들에게 지급했다는 무기 목록을 우크라이나가 공개한 것이다. 북한군이 아직 전선에 직접 투입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투 참여가 머지않았다는 해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는 '확전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군이 머무는 곳을 선제 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등 동맹국이 허용하지 않았던 러시아 본토에 대한 장거리 무기 사용을 허가해 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배치된 북한 군인들에게 보병 무기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HUR에 따르면 북한군에 제공된 무기는 60mm 박격포, AK-12 소총, RPK/PKM 기관총, SVD/SVF 저격총, 피닉스 ATGM, 휴대용 대전차 유탄발사기(RPG-7) 등이다. 야간 투시경, 열화상 카메라, 쌍안경 등도 함께 제공됐다고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지금까지 북한군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교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북한군의 전투 투입이 임박했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아울러 HUR은 "러시아가 러시아 연해주에서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7,000명의 북한군을 배치했다"며 북한군이 최소 28대의 러시아 군용기로 전선에 수송됐다고도 주장했다. 미국이 최근 "8,000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에 집결해 있다"고 밝힌 것과 규모 면에서는 유사하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북한이 장군 3명, 장교 500명을 포함해 약 1만2,000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견했으며, 군인들은 러시아 극동에 위치한 5개 군사 캠프에서 훈련을 받고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HUR은 또 러시아군이 북한 군인들을 '특수 부랴트인'이라고 부른다고 공개했다. 부랴트인은 몽골 북쪽 러시아령 자치공화국에 거주하는 몽골계 원주민으로, 북한 사람들과 외모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는 북한군 파병 관련 정보를 연일 공개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원과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서방이 허용하지 않았던 '러시아 본토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북한군 투입을 명분으로 이끌어내려는 기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에서 북한 군인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고 있으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그들을 선제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장거리 공격을 허용하는 대신 미국 영국 독일은 그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맹국들이 러시아 본토에 대한 장거리 무기 사용을 허락하지 않아 북한 군대를 조기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취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확대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지켜만 봐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유럽연합(EU)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대표는 제1차 한·EU 전략대화를 위해 3일 한국을 방문해 "EU·한국 간 안보·국방 협력을 한 단계 격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EU 전략대화는 지난해 5월 한·EU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신설된 회의체로, 한·EU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방안이 논의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무엇보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한·EU 공조 방안이 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보렐 고위대표는 한국과 일본을 각각 방문한다는 사실을 전하며 "북한군 (러시아) 주둔은 유엔 헌장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며 우려스러운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기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