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죽기계에 53만명분 마약 몰래 들여온 불법체류자… 6만명분은 유통

입력
2024.07.24 09:28
경기 안양동안서, 20대 태국인 구속 송치 
태국 총책에게 5000만원 받고 범행

반죽기계에 시가 500억원에 달하는 필로폰을 숨겨 국내에 들여와 유통한 불법체류자 신분의 태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태국인 A(29)씨를 구속해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에게 필로폰을 넘겨 받아 국내에 유통한 내국인 B(44)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돼 검찰로 넘겨졌다.

A씨는 지난달 10일 태국 총책과 공모해 반죽기계 내에 필로폰 16㎏을 숨겨 국제탁송화물로 국내에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들여온 필로폰은 시가 533억원으로, 53만명 동시 투약할수 있는 양이다.

A씨는 반죽기계 내부 빈공간에 필로폰을 1kg씩 개별로 비닐 포장한 뒤 냄새가 새 나가지 않도록 밀봉해 몰래 반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지난 2일 화성에서 이른바 '던지기'(특정 장소에 물건을 놓으면 찾아가는 방식) 수법으로 B씨에게 필로폰 2㎏을 판매한 혐의도 더해졌다.

지난해 2월 사증면제비자로 국내에 입국한 A씨는 충남 아산의 공장에 취업해 살다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뒤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태국 총책에게 5,000만원을 받는 대가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달 말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마약 밀반입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 이달 초 A씨와 B씨를 잇달아 검거했다.

경찰은 필로폰 16㎏ 중 14㎏을 A씨의 주거지에서 발견·압수해 추가 유통을 차단했으나, B씨 손에 넘어간 나머지 2㎏(약 6만5,000명 투약 가능한 양)은 이미 국내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과 공조를 계속해 태국 총책을 추적, 검거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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