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대사 “트럼프 측도 한미 동맹 중시, ‘미국 우선=미국 홀로’ 의심 부정”

입력
2024.07.24 07:51
특파원단 간담회… “핵 기반 동맹 격상”

조현동 주미국 한국대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더라도 한미 동맹이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대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단 간담회를 열고 미국 대선이 한미 동맹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그는 11월에 치러지는 올해 미국 대선에 대해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고, 대선이 끝날 때까지 여러 불확실성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다쳤고, 고령 약점 노출 뒤 당내 사퇴 압박에 직면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까지 불과 석 달 남짓 남은 시점인 지난 21일 후보 자리에서 전격 물러났다.

조 대사는 “미국 대선 구도가 복잡하다 보니 대선 이후 미국의 동맹 정책, 한반도 정책, 경제·통상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염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미국 내 한미 동맹 지지는 민주·공화 양당 초당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선 후에도 한미 동맹을 계속 강화하고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양한 경로로 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사는 지난 15~18일 미국 대선 승부처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를 참관하고 트럼프 측 핵심 인사들을 만났다. 그는 “공화당 인사들은 ‘아메리칸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아메리칸 얼론(미국 홀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그런 만큼) 언제나 동맹과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며 “한반도와 동북아, 글로벌 도전 대응에 한미 동맹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확고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 “비약적으로 발전한 경제와 첨단 분야의 협력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조 대사는 내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도 참석할 계획이라며 “미국 대선 이후 어떤 행정부가 들어와도 기존 한미 동맹 연속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교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지난 9~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간 개최됐던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한반도 핵 억제 및 핵 작전 지침 승인 등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이 발표된 것에 대해 “우리의 첨단 재래식 전력과 미국 핵전력을 통합해 일체형 확장억제(핵우산)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북한이 8월 을지훈련(UFS·을지프리덤실드)에 앞서 또 도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미 동맹이 명실상부한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됐다”며 “대북 억제의 효과성과 시의성, 안보 태세 고도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부연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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