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정권교체를 위해 뭉쳤던 다양한 생각과 철학을 가진 유권자 연합을 단시일 내에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선 일성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게 당을 변화시켜 외연 확장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4차 전당대회에서 62.84%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을 확정지은 뒤 수락연설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그는 "과거엔 우리와 상대의 확고한 지지층 비율이 3대 2였다면, 지금은 2대 3"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외연을 확장해야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당원 동지들과 국민 여러분께서 선택하고 명령한 변화는 민심과 국민 눈높이에서 반응하라는 것"이라며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민심과 싸우면 안 되고, 한편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대야당이 폭주하고 있지만 민심이 일방적으로 제지하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가 아직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가치 동맹 복원 △원전산업 재건 △화물연대 불법 파업 단호한 대처 △경제범죄 대응 강화 등 윤석열 정부의 성과를 언급하며 "이미 유능하다. 단 한가지만으로도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면서도 "국민들께서 마음을 주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덜 경청하고 덜 설명하고 덜 설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금만 더 국민의 마음에 반응하고 어떻게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드리자"며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때그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하자"고 강조했다.
아울러 "풀뿌리 정치시스템의 재건, 여의도연구원의 정책기능 강화, 국민의힘의 유연한 운영을 통한 정치의 저변 확대, 특권 폐지를 통한 과감한 정치개혁을 실천하겠다"며 "그건 결국 국민의힘이 중도와 수도권, 청년으로 확장해 나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 단호하게 대항해 이기는 정치를 하겠다"며 "몸을 사린다는 소리, 웰빙정당이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정치인이 웰빙 안 하고 지지자들과 당원들이 웰빙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기간 벌어진 당내 분열상에 대해선 "화나시고 걱정하시고 힘든 한 달 보내셨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제가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패배 때 "모든 일을 잊자, 하루아침에 잊을 수 없다면 며칠 몇날이 걸려서라도 잊자"고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 "치열했던 경선 과정의 균열을 메우고 상처를 봉합하는 한마디가 됐다. 보수정당이 연속으로 집권하는 밑거름이 됐다"면서 "저는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맡겨두지 않겠다. 함께 경쟁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