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 받는 김동연, 부쩍 잦아진 호남·충청 방문…외연 확장에다 조국과 연대까지?

입력
2024.07.23 15:58
국회 행사로 여의도 방문도 늘어...정무라인은 비명·반명계로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는 김동연 경기지사가 국회와 호남∙충청을 두루 돌며 광폭행보를 이어가 대권 도전에 본격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조국혁신당 당원대회까지 참석해 연대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6일 경기도와 의원단체가 국회에서 개최한 ‘글로벌RE100’ 토론회에 참석해 ‘RE100 3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100을 경기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김 지사는 이 자리서 “’RE100을 모른다’던 대통령과 ‘RE100을 모르면 어떠냐’던 여당비대위원장(한동훈)을 보는 심정은 절망적이었다”며 “22대 국회가 기후대응으로 뭉쳐 정부의 퇴행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RE100 3법을 제∙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야당 의원 10여 명을 포함해 4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김 지사는 지난달 20일에도 경기연구원과 경기지역 국회의원 20명이 국회에서 공동주최한 ‘GTX플러스 상생협약식 및 토론회’에 참석하고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경제3법 제정에 협조를 요청했다.

상대적으로 약한 고리인 국회에서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지사의 대권 행보는 잦은 호남과 충청 방문에서 도드라지게 읽히고 있다. 호남은 민주당의 뿌리고 충청은 김 지사의 고향이면서 캐스팅보트라는 점에서 대권 행보의 양대 디딤돌이다. 김 지사는 2022년 10월 이후 9차례 호남을 방문했다. 충청은 대전현충원까지 치면 7차례 방문했다.

김 지사는 지난 5월 3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고, 6월에는 경기도 청년∙문화예술인과 강진을 찾았고 바로 목포상고를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헌화했다. 7월에는 경기도농업기술원과 신안군 협력사업을 위해 신안군 퍼플섬을 방문하는 자리서 김대중 생가를 찾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교와 생가를 잇따라 방문한 것은, 김 지사가 DJ정부 때 청와대 비서실장 보좌관으로 일했다는 인연 만을 놓고 보기에는 너무 과한 예 갖춤이다.

충북 음성이 고향인 김 지사는 지난 18일 음성군청에서 열린 ‘중부내륙철도 지선 제5차 국가철도망 반영을 위한 공동건의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김영환 충북도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김경희 이천시장 등이 자리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3월에는 청주에서 열린 한국교원대 초청 간담회를 찾았고, 음성에서 무극전통시장 방문 및 고향 사랑 기부행사를 가졌다.

김 지사는 5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는 길에 4∙10총선 부산지역 낙선인들과 회동을 가졌고 앞서 3월에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차담을 나누기도 했다.

도청 정무라인을 비명·반명계로 채운 것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강민석 씨를 경기도 대변인으로 임명하고, 친문계 핵심이자 반명 주자인 전해철 전 의원을 경기도 도정자문위원으로 위촉할 예정이다. 핵심 브레인인 김남수 정무수석 역시 반명계다. 이재명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의 색깔을 자기쪽으로 돌려놓은 셈이다.

지난 5월에는 팬카페 ‘동고동락’과 오픈 채팅방이 개설돼 외곽조직도 본경 가동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지난 20일 수원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 참가해 조국 대표와 인사를 나눈 것으로 두고 억측이 분분하다.

이재명 팬카페 ‘잼마을’에서는 쌍방울대북송금 재판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한 사례까지 소환하며 ‘조국혁신당 가려하나?’ ‘조직을 모으는 중인 듯’ ‘문정부 인사들(반명 또는 비명) 답다’는 성토를 쏟아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조국혁신당 전당대회 참가는 요청을 받아서 수락한 것뿐이고 다른 민주당 인사들 다수도 초청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회나 영호남, 충청 방문은 초청받거나 도정 행사 관련이어서 대권 행보 운운은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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