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산이 장악하고 있는 일본 전기버스 시장에서 첫 수출 계약을 따냈다. 전동화 전환을 계기로 한국산 차량 불모지나 다름없는 일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모양새다.
현대차 일본법인(HMJ)은 18일 일본 도쿄 임페리얼호텔에서 이와사키그룹과 전기버스 '일렉 시티 타운(Elec City Town)' 구매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4분기(10~12월) 출시되는 이 차량을 2025년 1분기까지 총 다섯 대 현지에 공급할 예정이다.
일본 규슈 최남단 가고시마현의 운수·관광 서비스업체인 이와사키그룹은 일렉 시티 타운을 가고시마에서 비행기로 30분 정도 걸리는 섬 야쿠시마에서 노선 버스로 사용할 예정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이 섬은 해발 1,000m가 넘는 산지로 아열대·아한대 기후가 공존해 식물이 다종다양하다. 수천 년 된 삼나무 숲과 습지로도 유명한 관광지다.
일렉 시티 타운은 중형 저상 전기버스로, 145킬로와트시(kWh) 용량 배터리와 최고출력 160킬로와트(㎾) 고효율 모터가 들어있다. 한 번 완충 시 주행 거리는 220㎞ 이상, 180㎾급 급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제작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 차의 부품 95% 이상을 이틀 안에 납품할 수 있는 재고 관리 체계를 갖추고 현지 보험사와 협력해 자주 손상되는 부품은 일정 기간 교체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대차가 일본에 전기버스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자동차 강국인 일본에 내연기관 승용차는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EV)인 아이오닉 5 N, 코나 일렉트릭과 수소전기차인 넥쏘는 현지 판매 중이다. 일본 상용차 시장에서는 디젤 엔진 유니버스도 팔리고 있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현대차는 전기차를 통한 일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현지에서 상용·소형 전기차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전동화 차량을 선보여 고객에게 차별화된 전기차 라이프(EV Life)를 제공하고 일본의 탄소 배출량 줄이기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