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출입 통제된 한강서 유유히 낚시… "소방 인력만 고생"

입력
2024.07.23 16:30
보배드림에 '안전불감증' 제보 영상
50대 여성도 중랑천 들어갔다 구조

최근 폭우로 수위가 올라간 한강에서 태연하게 낚시를 즐기는 남성이 카메라에 포착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폭우로 급류에 휩쓸리는 사망사고가 일어나고 있는데도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한강공원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한 남성이 의자에 앉아 낚시를 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남자의 발목이 잠길 정도로 강물은 불어나 있었다. 영상의 촬영 시점에 대한 설명이 없었지만, 전국적인 폭우가 이어진 최근으로 추정된다. 남성 근처에 있는 나무나 수풀을 봤을 때 비가 오기 전에는 평지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강물이 이 정도로 범람했다면 공원 출입을 삼가는 게 마땅하지만, 남성은 유유자적 낚시에 몰두하고 있었다. 영상은 강 건너편 먼 곳으로부터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보배드림은 영상을 공유하며 "만약 문제가 생기면 (낚시꾼을) 구조하는 소방인력이 고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게시글 댓글에서 한 누리꾼은 "왜 사람들이 자꾸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다른 누리꾼도 "저런 행동은 물살에 휩쓸려가도 '살려주지 마세요'라는 의미로 보인다"고 거들었다.

지난 18일에는 서울 중랑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술에 취한 50대 여성이 주변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천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긴박한 상황에서 안전장비도 없이 물속으로 들어가 여성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폭우로 서울 곳곳에서 도로 통제

최근 폭우로 전국에서는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일 경북 경산에서는 택배 배송을 하던 40대 여성 노동자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다음 날에는 전북 익산에서 '엠티'를 즐기던 대학생이 하천 주변에서 실종됐다가,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하천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로 한강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한강공원·잠수교 차량·보행 통행이 연일 통제되고 있다. 23일엔 오전 9시 37분부터 잠수교 통행이 전면 통제됐고, 오전 9시 50분부터는 올림픽대로 여의상류 나들목(IC)의 양방향이 통제됐다. 이날 새벽부터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집중되자 한강 본류와 이어져 있는 팔당댐 방류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팔당댐 방류량이 초당 1만2,000㎥ 이상일 경우 한강에서 낚시행위가 금지되고, 대피명령이 내려진다. 대피명령을 위반할 경우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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