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생산자물가가 7개월 만에 소폭 내렸다. 농수산물 가격이 내린 덕인데, 장마철 폭우 피해로 다시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19.19(2020년=100)로 전월(119.25) 대비 0.1%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0.4% 내린 이후로 내리 오르다 7개월 만에 꺾인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5% 오르며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품목마다 통상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농림수산품 가격이 전월보다 2.8% 하락한 영향이 컸다. 축산물은 2.5% 올랐지만, 수산물은 0.8% 내렸고 농산물 하락 폭(-6.6%)이 특히 두드러졌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배추(-45.3%)와 제철 과일인 참외(-28.1%)가 생산과 반입량이 늘면서 가격이 크게 내렸고, 수산물 중에선 고등어가 39.7% 하락했다. 반면 돼지고기는 12.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공산품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원재료비 상승으로 음식료품(0.2%)이 올랐으나 국제유가 하락에 석탄 및 석유제품(-0.1%) 등이 내리며 이를 상쇄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도시가스(-2.9%)를 중심으로 0.1% 하락했고, 서비스 가격은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0.3%)와 운송 서비스(0.2%) 등이 올라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생산자물가 하락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장맛비로 전국 곳곳에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과일과 채소류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욱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기후가 계속 안 좋으면 7월 생산자물가가 오를 수 있다"며 "(폭우 등 영향이) 반영되는 정도나 폭은 이달이 다 지나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