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부담금' 부과받은 기업, 이의 제기 가능해진다

입력
2024.07.23 16:00
'장애인고용촉진법' 국무회의 의결
행정심판·소송 앞서 이의신청 신설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제자리걸음'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고용부담금을 부과받은 기업은 정부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체납 시 연체금 부과 방식은 월 단위에서 일 단위로 바뀐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개정안을 23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용부담금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고용부 장관은 30일 이내에 이를 검토해 사업주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지금까진 장애인 고용부담금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행정심판이나 소송을 해야 했다"면서 "장애인고용공단에 이의신청 창구를 만들어 사용자 부담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현재 월 단위로 부과하는 장애인 고용부담금 연체금을 일 단위로 부과하도록 변경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개정안은 9월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장애인 고용의무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장애인 고용의무제는 국가·지방자치단체와 상시근로자 50명 이상 사업체에 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특히 상시근로자 100명 이상 기업은 장애인 고용 의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미달 인원에 비례해 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올해 공공과 민간부문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각각 3.8%, 3.1%다.

장애인 고용의무제 이행 실적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 의무고용 대상 민간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2.99%였다. 전년도 2.91%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의무고용률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기업 규모가 클수록 장애인 고용에 인색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근로자 50~99명 기업체의 장애인 의무고용 준수 기업체 비중은 72.5%였지만, 300~999명 기업은 50%, 1,000명 이상 기업은 36.5%로 떨어졌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장애인을 고용했을 때 필요한 시설과 업무 배치 비용, 정서적 거부감으로 장애인 의무고용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제도의 사문화를 막기 위해 장애인 고용부담금의 기준 액수를 현행 월 123만 원 수준에서 크게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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