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 절반, 사표 써 놓고 일한다

입력
2024.07.24 04:30
25면

편집자주

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미국 직장인의 절반 이상은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출퇴근 중이며, 실제 이직 준비율도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지난 5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의 51%가 새 직장을 물색하거나 이직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첫 조사 때던 지난 2014년(51%)과 2015년(5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18년 42%로 바닥을 찍은 뒤 매년 상승하고 있다.

당연히 미국 기업은 회사를 떠나려는 사내 인재를 붙잡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인재가 유출되면 또 다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갤럽은 “관리자급이나 팀장급 인력을 새로 양성해야 할 경우 해당 급여의 약 200%를, 기술 전문가는 80%, 일반 직원은 40% 정도를 추가 비용으로 투입해야 한다”라고 추산했다. 특히 퇴사자의 77%는 입사 후 3개월 이내에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 직원을 새로 고용하는 절차에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투입된다.

갤럽은 회사의 적극적인 의지가 있을 경우, 이직자의 42%가량은 발길을 돌릴 수 있다고 봤다. 갤럽이 2023년 자발적으로 퇴사한 직원 71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42%는 ‘회사가 나의 퇴사를 막을 방법을 갖고 있었다’고 답변했다. 또 45%는 “퇴직 3개월 내 관리자나 리더가 업무 진행 방식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화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인재 유출을 막을 방법은 무엇일까? 이직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적절한 보상(연봉, 성과금 등)’(30%)이며, 기업 입장에서도 ‘인재를 보유하기 위한 기본 요건’으로 꼽혔다. 갤럽은 “관리자는 직원의 업무 실적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해 연봉 및 성과급을 책정해야 한다”면서 “또 승진 전망도 명확해야 직원의 업무 의욕을 더 높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갤럽은 그러나 관리자-실무자 간 긍정적인 상호작용(21%) 역시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적절한 대화’(Have the Right Conversations)를 방안으로 제시했다. 실제로 자발적 퇴사자의 36%는 ‘사직 결정을 내리기 전, 누구와도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래서 관리자는 직원이 불만을 표하거나 이직 의사를 내비치기 전에 꾸준히 서로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조직의 단점 해결(13%), 경력 발전 기회 부여(11%), 인력 또는 업무량 문제 개선(9%) 등도 이직률을 줄일 요인으로 꼽혔다.

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