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죄는 위헌"… 조주빈, 헌법소원 냈지만 만장일치 기각

입력
2024.07.23 12:46
헌재, 네 번째 합헌 결정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9)이 강제추행죄로 추가 기소된 뒤 해당 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앞선 세 번의 '합헌' 판단을 이번에도 유지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조씨가 형법 298조(강제추행)에 대해 낸 헌법소원 심판에서 18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조씨는 '박사방' 사건 항소심 선고를 앞둔 2021년 4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조건 만남을 해주겠다며 여성을 유인한 뒤, 피해자가 조건 만남을 시도했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나체 사진을 촬영하게 한 혐의(강제추행)로 추가 기소됐다. 그러자 해당 법 조항에 대해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했고, 기각되자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직접 청구했다. 조씨는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폭행' '추행' 등 조항 속 용어 의미가 모호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과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이를 모두 물리쳤다. 헌재는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떤 행위가 강제추행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약간의 불명확성은 법관의 통상적인 해석 작용으로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강제추행이라는 죄질에 비춰볼 때 처벌이 지나치지 않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2011, 2017, 2020년 같은 조항에 대한 합헌 결정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조씨는 추가 기소 혐의로 올해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개월이 확정됐다.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 수십 명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한 뒤 '박사방'을 통해 판매·유포한 혐의로도 2021년 10월 징역 42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강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