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통계로 추정하면 한 달 가까이 지속되던 장마가 이달 말쯤 끝날 것으로 보인다. 불볕더위가 이어지면 시원한 바다가 절로 떠오른다. 갯벌 품은 서해부터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동해까지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이색 여름 바다를 소개한다.
옹진군 대이작도는 맑고 소담한 섬이다. 깨끗하게 단장한 3개 마을과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숨 쉬는 곳으로 인천 연안부두에서 약 44㎞ 떨어져 있다.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4㎞에 불과한 자그마한 섬이지만 2개 산과 4개 해수욕장을 보유하고 있어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높이 159m 부아산에 오르는 트레킹 코스는 완만한 오솔길이라 가볍게 걷기 좋다. 해변 산책로를 지나 촛대처럼 뾰족한 오형제바위, 울창한 숲속의 빨간색 구름다리, 영험한 기운이 서려 있다는 삼신할미약수터 등을 차례로 거친다. 정상에서는 대이작도와 소이작도가 빚은 하트 모양 항구가 절경이다.
모래가 고운 작은풀안해수욕장에는 솔숲 캠핑장이 조성돼 있다. 해변 끝 덱을 따라 걷다 보면 25억 만 년 전에 형성된 국내 최고령 암석을 만난다. 대이작도가 더욱 신비로운 건 풀등 덕분이다. 하루 두 번 썰물 때 드러나는 모래섬 풀등은 파도와 바람에 따라 매일 모양과 넓이, 무늬가 달라진다. 동남쪽 끝 계남분교 주변 해변도 아름답다. 1960년대 영화 ‘섬마을 선생’을 촬영한 곳이다.
묵호항과 대진항 사이 동해 어달해변은 여름 휴가철에도 크게 붐비지 않아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어달항에는 파스텔 색으로 칠한 테트라포드(방파제 앞에 설치하는 네 가닥의 원추형 콘크리트 블록)가 볼거리다.
항구에서 걸어서 10여 분 거리에 어달해변이 있다. 여름이면 약 300m 모래사장에 여행객을 위한 테이블 120여 개가 차려진다. 피서객이 자유롭게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어달해변만의 자랑거리다. 저녁 시간에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식당 등에서 음식을 배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다음 달 18일까지 해수욕장 개장 시간(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에 테이블을 이용하는 여행객에게는 주변 환경 정리를 위해 이용 요금을 받을 예정이다.
대진해변은 어달해변에서 도보로 30분 정도 떨어져 있다. 파도가 적당해 서퍼들에게 꽤 이름난 해변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바다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논골담길과 도째비골스카이밸리도 인근에 있다.
진하해수욕장은 부산 기장군과 맞닿은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한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일찍 뜨는 일출 명소 간절곶과 가깝다. 물이 맑고 백사장이 널찍해 여름이면 피서객이 많이 찾는데, 파라솔, 구명조끼, 튜브, 샤워장, 주차장 등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금상첨화다.
파도와 바람이 좋아 서핑, 윈드서핑, 카이트서핑 같은 해양 레포츠 명소로도 유명하다. 해수욕장 운영 기간(8월 31일까지)에는 수상 레저와 해수욕 이용 구간을 분리 운영한다. 긴 해변을 따라 산책로가 잘 정비돼 가볍게 걷기 좋고 예쁜 포토존도 군데군데 설치돼 있다.
해변 남쪽에는 대바위공원, 북쪽에는 명선교가 볼거리다. 해변 앞바다에는 아담한 무인도 명선도가 자리하는데 야간 경관조명이 켜지면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썰물 때면 섬까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고창 해안에선 갯벌과 해수욕장의 구분이 무의미하다. 물이 빠지면 단단한 모래갯벌이 끝없이 펼쳐진다. 구시포해변은 금빛 모래사장이 드넓게 펼쳐진다. 바닷물이 멀리 빠져도 바닥은 고운 모래다. 경사가 거의 없어 누구나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해변 끝자락에는 기암괴석이 솟아있고, 해변을 따라 늘어선 키 큰 소나무 군락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인근 만돌갯벌체험학습장에서는 거대한 바퀴를 장착한 트랙터를 타고 끝없는 갯벌을 누빌 수 있다. 물이 빠지면 트랙터가 개미처럼 보일 정도로 멀리까지 나간다. 고창군에서 운영하는 동호국민여가캠핑장은 해송 군락 사이로 떨어지는 붉은 낙조가 근사하다. 인근 람사르고창갯벌센터에선 탐방 전기차를 타고 생태 해설과 함께 30분 동안 갯벌을 둘러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