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 사퇴 이후 유력한 민주당 대선 주자로 지목되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대권 도전 의지를 처음으로 육성으로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임신중지권'과 '트럼프의 범죄 기록'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선 주자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주력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해리스는 델라웨어주(州) 윌밍턴의 민주당 선거 캠페인 본부를 찾아 "민주당과 이 나라를 단결시켜 선거에서 이길 것이다"고 밝혔다. 이날 연설은 바이든 대통령 대선 후보 사퇴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처음 대중 앞에 나선 것이다. NYT는 "트럼프를 자극하면서도 국가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는 활기찬 연설이었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첫 연설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임신중지권' 보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정부가 여성에게 그녀의 몸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해서는 안 된다"며 "생식의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 말했다. 평소 연방정부 차원의 강력한 임신중지권 보장 정책을 옹호해온 그는 "트럼프가 기회를 얻으면 모든 주에서 임신중지를 불법화하는 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도 높였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을 학대하는 포식자, 소비자를 속인 사기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어긴 사기꾼 등 온갖 종류의 가해자를 상대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 나는 월가의 대형 은행에 맞섰다"고 자신의 상반된 법조인 과거 이력을 부각했다.
해리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고 "미국인들이 완전한 자유와 권리를 누리기 전으로 되돌리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사회보장제도와 의료보험을 언급하며 "의료를 모든 미국인의 권리가 아닌 부유층의 특권으로 취급할 것이며, 이는 불평등과 경제적 불의로 이어진다"며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바이든은 이날 전화로 캠페인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내게 준 모든 마음과 영혼을 해리스에게 주기를 바란다"며 다시 한번 지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