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MBC 민영화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 정책에 대해서는 “언론의 자유가 잘 보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24, 2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그는 MBC 민영화 추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공영방송 거버넌스의 변경 및 그 방식에 대해서는 국회 및 전문가 등의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MBC 기획홍보본부장이던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비밀리에 MBC 민영화를 추진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샀다.
MBC 재직 당시 노조 탄압 등으로 MBC 기자회에서 제명당한 데 대해 이 후보자는 “기자로서의 능력은 기사와 수상경력으로 입증됐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간부 보직을 맡게 된 이후 노조 등 일부의 부정적 평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과거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소속으로 노조 활동을 했지만 이후 노조를 적대시하게 된 데 대해 그는 2014년 MBC본부 관련 재판에서 "세계관이 바뀌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사청문 답변서에서 그는 "방송과 언론은 다양한 의견을 균형 있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동조 등으로 극우 정치 성향을 가졌다는 비판을 받은 데 대해 “저는 극우가 아니다”라며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방송통신 정책을 책임지는 기관장으로서 공정하고 중립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강연에서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영화를 좌파·우파로 분류해 발표한 것을 두고는 “공직자로 임명되기 전에는 자유로운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고 정치적 의사표현을 했지만, 앞으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5인 합의제 기관인 방통위의 기형적인 ‘2인 체제’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인 체제 안건 의결 시 탄핵 대상이 된다는 질문에 “방통위 2인 체제에서의 의결은 방통위 설치법상 가능하고 법률 위반사항이 아니므로 탄핵사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도 불거졌다. 2009~2015년 MBC 본사 재직 당시 특급 호텔 등 호텔에서의 결제 총액이 5,920만 원에 달하고, 2010~2012년에는 실외 골프장·유흥주점·단란주점 등에서 총 528만 원을 결제했다. 대전MBC 사장 시절인 2015년 3월 이후에는 서울 대치동 자택 반경 5㎞ 이내 가맹정에서 1,600만 원 이상 결제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MBC 임원 처우 기준에 따라 배정된 한도 내에서 내부 규정에 맞게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후보자에 대한 언론 단체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언론노조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