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세계랭킹 3위 잰더 쇼플리(미국)가 제152회 디오픈 정상에 서며 지난 5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 정상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쇼플리는 22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사우스 에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뽑아내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쇼플리는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빌리 호셸(미국·이상 7언더파 277타)을 두 타 차로 따돌리고 은빛 주전자 모양의 트로피 '클라레 저그'와 상금 310만 달러(약 42억9,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5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섰던 쇼플리는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며 물오른 기량을 증명했다. 쇼플리가 두 개의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가져가면서, 올 시즌 4개 메이저 대회는 모두 미국 선수가 정상을 밟았다. 1982년 이후 42년 만이다. 올해 4월 마스터스는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 6월 US오픈은 세계 9위이자 LIV 골프 소속인 브라이슨 디섐보가 우승했다.
쇼플리는 향후 마스터스와 US오픈까지 우승하면 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골프 역사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진 사라젠,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까지 5명밖에 되지 않는다. 디오픈 우승 뒤 쇼플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메이저 대회를 우승하기 전부터 원했던 것”이라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고 소감을 전하며 대기록 달성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쇼플리는 정확한 티샷과 아이언 샷으로 타수를 줄여 나갔다. 전반에만 2타를 줄인 쇼플리는 후반 들어서도 11번(파4) 13번(파4) 14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3타 차 단독 선두에 등극, 우승을 예약했다.
임성재는 이글 1개, 버디 3개를 잡아내며 정상에 도전했지만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에 발목이 잡혀 합계 1언더파 283타로 공동 7위에 그쳤다. 다만 그는 10위(공동 순위 포함)까지 주어지는 내년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제153회 디오픈은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에서 열린다. 안병훈은 1오버파 285타를 쳐 공동 13위에 올랐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이자 세계랭킹 1위 셰플러는 한때 선두에 한 타 차로 따라붙었지만, 9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 임성재, 욘 람(스페인)과 함께 공동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