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 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11월 미국 대선을 불과 3개월 가량 앞두고 대선 후보를 매끄럽게 교체해야 하는 만큼 민주당의 시계가 다급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미 언론을 종합하면, 민주당 내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 자리를 승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사퇴 성명에서 "카멀라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것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히며 '해리스 승계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을 승계 받아 대선 레이스를 달릴 경우 빠른 시일 내에 러닝메이트를 찾아야 한다.
일찍이 선거 '돈줄'은 바이든 이후를 재빠르게 준비하고 있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 민주당의 주요 기부자들이 바이든 대통령 사퇴 표명 전인 이달 초부터 잠재적 부통령 후보자 사전 심사 과정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가 익명의 민주당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앤디 베샤 켄터키 주지사 등이 부통령 후보 검증을 위한 연락을 받았다. 기부자 그룹은 이달 초부터 정치 경력과 공개 성명, 개인 재정 및 사생활 검증 등을 포함한 심사를 진행했다.
'해리스 승계'가 아닌 새로운 후보 선출 방식에 관한 논의도 민주당 내에서 백가쟁명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식 후보를 지명하는 내달 전당대회 이전 새로운 후보를 결정하는 '미니 프라이머리'와 후보를 즉석에서 뽑는 '개방형 전당대회'가 언급되고 있다.
민주당 거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해리스 부통령의 쉬운 대관식이어서는 안 된다"며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도 참여하는 '국민 참여식 예비선거'를 선호하는 것으로 뉴욕타임스(NYT) 등 다수 미 언론이 전했다. 13일 총격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컨벤션 효과'를 십분 활용해야 불리한 판을 뒤집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만에 하나'를 가정해 해리스 공격을 준비 중이던 공화당은 '플랜 B'를 가동하게 됐다. NYT는 트럼프 선거 캠프 관계자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해리스에 대한 연구 서적을 준비했으며, 바이든 정부 내에서 부통령으로서의 일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재임 당시 기록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유력한 러닝메이트 후보로 꼽히는 샤피로 주지사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