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 "IT 대란 해결됐다"는데…제주항공 잇단 출발 지연 사연은

입력
2024.07.21 16:00
도착지 기상 악화에 낙뢰 맞은 여객기 정비 겹쳐
운항기 부족, 연쇄 출발 지연…'도미노' 현상 빚어


전 세계를 덮친 '정보기술(IT) 대란'으로 19일 한때 마비됐던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3개 사는 IT 서비스가 사실상 완전 복구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21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는 제주항공 여객기 출발이 잇따라 늦어져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에 따르면 이 항공사들의 발권·예약 시스템은 전날 오전 복구된 이후 정상 가동됐다. 이들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소프트웨어 충돌 문제를 해결하는 패치 업데이트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들 항공사는 독일 아마데우스의 자회사 나비테어(Navitaire)사의 예약·발권 시스템을 운용한다. 그런데 이 시스템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바탕으로 운용되는 것이 문제 발생의 주요인이 됐다.

이번 대란은 미국의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가 배포한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MS 윈도와 충돌하면서 빚어졌다. 19일 오후 3시 30분께 발생한 MS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에 따른 시스템 오류로 국내 항공사들은 한때 공항에서 손으로 발권하고 체크인을 진행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그런데 MS가 소프트웨어 패치 업데이트로 충돌 문제를 해결하면서 20일 이후 나비테어 예약·발권 시스템도 정상을 되찾았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국내 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은 자체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있어 항공편 운영에 차질이 없었다. 20일(현지시간) IT 대란으로 미국 국내선 일부 항공편이 결항되거나 지연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미국 국내선 연결편 문제로 인한 승객의 항의나 예약 취소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전 9시 10분 출발 예정 비행기가 오후 1시 10분에...


하지만 이날 제주항공의 인천국제공항발 여객편 10여 편이 지연 출발했다. 21일 오전 9시 10분 인천공항을 떠나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갈 예정이던 제주항공 7C1302편은 오후 1시 10분에야 출발했다. 오전 9시 3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공항으로 가려던 제주항공 7C1402편은 오후 12시 47분에야 이륙했다. 서너 시간 가까이 여객기가 늦게 출발하는 이른바 '헤비 딜레이'(Heavy Delay)가 여러 차례 있었던 셈이다.

이에 제주항공 측은 "IT 대란으로 인한 출발 지연은 19일 밤 시스템이 복구돼 없었다"면서도 "이후 도착지 공항 기상 문제, 20일 베트남에서 들어오는 항공기가 낙뢰를 맞은 이후 항공기 정비 문제 등에 따라 일부 연결 지연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도착지 공항의 기상 악화, 착륙 중 낙뢰를 당한 항공기의 정비·점검으로 인한 운항기 부족으로 일부 항공편이 출발 지연되면서 도미노 현상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김청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