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예수’ 켈리, 짐 싼다…LG와 6년 동행 마무리

입력
2024.07.20 06:48
20일 잠실서 두산 상대로 고별전
LG, 6년 동안 공헌한 켈리 예우 계획
대체 선수는 MLB 출신 에르난데스

‘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가 LG와 6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2019년 입단해 LG의 최장수 외국인 투수로 에이스 역할을 했던 켈리는 올해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를 했고, 결국 20일 잠실 두산전이 작별 무대가 되는 것으로 한국일보가 이날 확인했다.

KBO리그 통산 73승을 거둔 켈리는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입단 첫해 14승12패 평균자책점 2.55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고, 2020시즌에도 15승을 수확했다. 2021시즌 13승, 2022시즌 개인 최다인 16승을 따냈다.

꾸준한 활약에 힘입어 ‘잠실 예수’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지난 시즌 입지가 살짝 흔들렸다. 전반기 18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4.44에 그쳐 퇴출설이 거론됐다. 그러나 후반기 12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반등했다. 특히 KT와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과 5차전에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59를 찍어 팀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2023시즌 후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 도장을 찍은 켈리는 올해도 전반기에 부진했다. 전반기 17경기 성적은 4승7패 평균자책점 4.47을 기록했다. 전반기 막판인 6월25일 삼성전에서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완봉승을 거두며 지난해처럼 후반기에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하지만 염경엽 LG 감독은 “한 경기만 보고 원점에서 평가하긴 어렵다”며 “일단은 계속 지켜보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확실한 믿음이 없었던 상황에서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9일 1위 KIA전 부진은 타격이 컸다. 당시 켈리는 5이닝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LG는 2년 연속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강력한 1선발 투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켈리와 헤어질 결심을 했다. 앞서 차명석 LG 단장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외국인 투수 교체가 가시화됐다. 지난 5월에도 LG는 두 외국인 투수 켈리와 디트릭 엔스의 동반 부진으로 교체를 검토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엔 진짜 결단을 내렸다. LG는 그 동안 팀에 공헌한 켈리를 예우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켈리의 대체 선수는 우완 엘리제 에르난데스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에르난데스는 올해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던 투수다. 이번 시즌 LA 다저스와 밀워키 유니폼을 입고 9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32(15.2이닝 11실점)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99경기 등판에 10승22패 평균자책점 5.10이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성적은 11승7패 평균자책점 2.87이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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