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의 '술 마시자'는 제안을 거부했다가 폭행당한 한 치킨집 주인의 사연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아들에게 '폭력 휘두르는 아버지'로 보이고 싶지 않아, 반격하지 않고 멍이 들 때까지 맞기만 했다고 한다.
17일 JTBC '사건반장'은 충남 아산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의 제보를 소개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14일 저녁 혼자 매장을 찾은 손님 B씨가 치킨과 술을 주문하고 그에게 "앉아서 같이 술을 마시자"고 권유했다. A씨가 "배달도 해야 하고 술 마시긴 어렵다"며 거절하자 B씨는 바닥에 침을 뱉으며 A씨에게 욕을 하다 잠들었다. 어느덧 영업시간이 끝나 A씨는 1시간 넘게 자고 있던 B씨를 깨웠고 계산을 위해 계좌번호를 알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B씨는 알아서 하겠다며 사실상 계산을 거부했다.
이에 A씨가 '알아서 치킨값을 보내달라'고 하자 B씨는 또다시 욕을 하면서 A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폭행 장면은 A씨의 스마트폰 등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A씨는 안경테가 휘어지고 온몸에 멍도 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건반장 측에 "7~8대나 맞았다"고 전했다.
당시 A씨가 저항하지 않고 손님의 주먹세례를 그대로 받은 이유는 중학생인 아들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쌍방 폭행도 폭행인 만큼,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 일로 경찰서를 왔다 갔다 하는 모습도 보여주기 싫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내가) 10년 가까이 우슈와 합기도를 수련한 무도인이었기에 (폭력을 휘두를 경우 손님이 크게 다칠까 봐) 참았다"면서 그런 손님을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방송엔 과거 무도인 시절 찍은 A씨의 사진도 소개됐다.
이윽고 A씨의 신고로 경찰이 도착했고 상황은 정리됐다. 사건 다음 날 경찰 조사를 받은 B씨는 A씨의 치킨집을 다시 찾아 "부러진 안경값과 영업 손실을 (돈으로) 갚을 테니 합의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방송을 통해 "선처 없이 처벌받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