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윤관석 전 의원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주의의 뿌리를 흔드는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고 재판부는 윤 전 의원을 질책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이창형)는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의원에게 18일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 대해서도 총 1년 8개월의 징역과 벌금 600만 원, 추징금 300만 원을 선고한 1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됐다. 재판부는 "국민은 정당을 통해 민주주의를 구현하므로 정당 내부 선거에서 선거인을 돈으로 매수하는 등 부정을 저지르는 행위는 민주주의 뿌리를 흔드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윤 전 의원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민주당 대표 후보였던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당선을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강 전 감사 등에게 돈 봉투에 들어갈 6,000만 원 상당 금품을 마련하라고 지시·요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 전 감사에겐 윤 전 의원 등과 공모해 국회의원과 경선 캠프 지역본부장 등에게 9,400만 원을 교부하는 데 관여한 혐의가 적용됐다. 감사로 재직하던 시절 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당시 민주당이 집권 여당이었고, 차기 당대표는 2022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까지 당대표 업무를 수행해야 했다는 제반 사정 등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차기 당대표는 당의 구심점으로 엄중한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면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지역위원장들과 지역구 국회의원들에 대해 금품 제공을 지시하고 금품을 수수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전 의원에 대해 "중진 정당인이자 3선 국회의원으로 선출직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기대를 스스로 저버렸다"고 질책했다.
윤 전 의원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도 1심처럼 금품 제공에 관한 재량권이 없는 공동정범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 전 의원은 금품 제공과 관련해 상당한 처분 권한 내지 재량을 부여받아 직접 금품제공 대상, 액수, 방법 등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결국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어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리고, 1심 형량을 유지했다.
한편, 윤 전 의원은 돈 봉투를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돼 다음 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도 입법 로비 대가로 2,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또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