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이 3국 군사협력 제도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난주 한미 동맹을 핵 기반으로 격상한 '공동지침'의 경우처럼, 문서화를 통해 '되돌릴 수 없는 수준'의 제도화에 이르겠다는 게 최종 목표다. 이르면 이달 말 일본에서 3국 국방수장이 회의를 갖고 가이드라인 차원의 '프레임워크'에 서명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18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에서는 김명수 합동참모의장,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 요시다 요시히데 일본 통합막료장이 참석한 '한미일 합참의장회의(Tri-CHOD Meeting)'가 열렸다. 지난해 7월 미국 하와이 회의 이후 1년 만이다. △한반도 및 역내 안보상황에 대한 평가 공유 △3국 안보협력과 정보공유의 진전 사항 점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및 그 너머의 3국 간 안보협력 등이 논의됐다.
특히 회의는 북한 도발에 대응한 긴밀한 공조에 방점을 찍었다. 한미일은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과 올해 6월 국방장관회의 등을 통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연중 24시간 실시간 공유하기로 했다. 다영역 연합훈련인 '프리덤 에지'도 실시했다. 김 합참의장 등은 회의 기간 내 요코다 공군기지를 방문해 북한 미사일에 대한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도 직접 확인했다.
이들은 한반도에서 한발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남중국해 등 역내에서 중국의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과 이를 위한 공격적 행동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내년 회의는 한국에서 열린다.
이번 3국 합참의장회의는 이달 말로 조율 중인 3국 국방장관회의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국방부 관계자는 "신원식 장관이 일본 도쿄 미일 외교·국방 2+2 회담 일정에 맞춰 일본을 방문해 3국 국방장관회의를 갖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회의 성사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국방장관이 계획대로 만나게 된다면, 3국 간 군사협력 내용을 담은 문서인 '한미일 안보협력 체계 프레임워크(TSCF)'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지난 12일 한미가 핵협의그룹(NCG)을 구성한 지 불과 1년 만에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이라는 문서화된 결과물을 도출한 것에 비춰보면, 이번에 한미일 역시 군사협력 제도화라는 성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실국장급 협의체와 훈련 때마다 따로 진행했던 회의들을 정례적으로 운영하는 게 가능해진다. 정보공유 및 훈련과 관련된 추가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