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절단을 경험한 사람은 심혈관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동욱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최혜림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정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국립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10~2018년 절단 경험자 2만2,950명과 나이·성별에 맞춰 선별한 대조군 7만6,645명을 비교한 결과다.
2022년 대한재활의학회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38.3명꼴로 절단 사고를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기준 17만5,315명이 절단으로 장애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이 절단과 심혈관 질환 발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결과, 절단 환자들은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절단 경험자는 대조군보다 발병 위험이 심근경색 30%, 심부전 27%, 심방세동·부정맥 17%로 각각 증가했다. 이런 위험은 절단으로 장애 정도가 심할 때 더욱 도드라졌다.
장애 정도가 심각한 경우 대조군보다 발병 위험이 심근경색 81%, 심부전 134%, 심방세동·부정맥 52%로 더 높았다. 장애 정도가 이 보다 낮은 경증에서 중등도 사이 환자는 발생 위험이 심근경색 35%, 심부전 20%, 심방세동 26%로 각각 증가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데 대해 연구팀은 신체 활동 감소, 비만 증가, 음주 등 생활 습관이 바뀌고, 절단으로 인한 순환 장애 등 혈역학적 변화가 발생한 탓으로 풀이했다. 또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도 심혈관 질환 발생을 부추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욱 교수는 “환자들이 처음 마주한 절망이 워낙 큰 탓에 심혈관 질환까지 다루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도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 치명적이면서 예방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단 이후 환자를 면밀히 관찰해 재활 과정에서 이를 포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심장협회지(Journal of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