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관련자는 이재명 팬클럽 발기인"

입력
2024.07.17 16:00
"사기 탄핵 게이트"...국정조사 요구

채 상병 사망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김건희 여사에게 '구명 로비'를 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반박 기자회견에 나섰다. 구명 로비에 활용됐다는 대화방(단톡방) 참여자 중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팬클럽 발기인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면서다. 단독방 참여자 중 야권 관계자가 두 명이나 되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을 흔들기 위한 야권의 기획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권 의원 주장이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 골프모임 추진 단톡방'에 전직 대통령 경호처 출신 송모씨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송씨 실명을 공개하면서 "송씨는 2021년 3월 이 전 대표 팬클럽인 '그래도 이재명'의 대표 발기인이자 안전 분야 자문단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과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송씨는 실제 이재명 팬클럽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단톡방 참여자들이 또 다른 단톡방 멤버이자 김 여사와 인연이 있는 이모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를 통해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를 시도했을 것이라는 게 야권이 제기하는 의혹의 핵심이다. 하지만 단톡방 참여자 3명 중 이 대표를 제외한 김모 변호사와 송씨 모두 민주당 관련자인 점이 석연치 않다는 게 권 의원 주장이다. 권 의원은 앞서 김 변호사의 민주당 경선 참여 사실도 폭로했다.


권성동 "민주당과 교감 있으면 사기 탄핵 게이트"

권 의원은 구명 로비 의혹을 집중 보도하고 있는 방송사를 거명하며 "두 사람이 민주당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실을 은폐한 채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방송을 내보내서 국민의 인식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에 민주당이 이들과 교감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사기 탄핵 게이트'"라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다만 참가자들이 단톡방에서 임 전 사단장을 방문하는 골프 모임을 계획한 시점은 채 상병 사망 이전인 지난해 5월이었다. 따라서 참여자들의 정치 성향만으로 구명 로비 유무를 가리는 것은 섣부르다는 반론도 있다. 권 의원은 '단톡방의 대화 내용 등이 처음부터 기획, 조작된 것으로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 부분도 조사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씨 "재능기부를 정쟁에 이용하지 말라"

송씨는 이재명 팬클럽 발기인 경력과 관련해 본보에 "친한 선배의 부탁으로 제 직능을 살려 이재명캠프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바 있지만 이후 어떠한 당적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친분으로 이어진 재능기부 활동을 정쟁에 이용하지 말기 바란다"고 밝혔다. 송씨는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해본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이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