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이전에 '스위트홈'이 있었다. 2020년 공개된 '스위트홈'은 K-콘텐츠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10에 등극하면서 한국 콘텐츠 전성기의 포문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넷플릭스는 '스위트홈'의 성과를 강조하는 행사를 개최, 도전 의식과 만족감을 내비쳤다.
17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3' 관련 '시작부터 피날레까지의 여정' 행사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이기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와 하정수 넷플릭스 한국 프로덕션 총괄이 참석했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스위트홈'은 고립된 아파트에서 각자의 욕망이 탄생시킨 괴물로 변해버린 이웃과 맞서야 하는 주민들의 고군분투를 긴장감 있게 담아 큰 호평을 받았다. 2020년 시즌1, 2023년 시즌2가 순차적으로 공개됐다. 특히 시즌1은 공개 4일 만에 해외 13개국 1위를 차지하고 70개국 이상 톱10 진입,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10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시즌2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4위에 그쳤다.
'킹덤' '스위트홈' '수리남' '지옥' 시리즈 등을 담당했던 이기우 디렉터는 콘텐츠를 선별하고 제작자들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맡았다. '옥자' '킹덤' 등 하정수 총괄은 오리지널 프로덕션 운영과 투자, 파트너쉽 등을 진행한다.
'스위트홈'은 넷플릭스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 작품이다. 불모지와 같았던 K-크리처 장르 개척 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시리즈물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오징어 게임' 이전 '스위트홈'이 최초로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10에 오르는 성과가 있었다.
'스위트홈'의 시작부터 촬영, VFX 등 시리즈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고자 했던 새로운 도전과 노력뿐만 아니라 이후 작품이 한국 콘텐츠 미래에 남긴 결과 등이 거론됐다. 이기우 디렉터는 '스위트홈' 초기 제작을 떠올리며 "대본이 재밌었다. 평범한 사람이 욕망으로 괴물이 된다는 것이 새로운 아이디어였으며 흥미로웠다. 원작의 힘이 어마어마했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이 많지 않았던 시기였다. 신뢰가 가는 조합이었기에 도전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현실적인 작업이 이상적이지 않았지만 많은 사랑을 받으리라고 믿었다"라고 말했다.
하정수 총괄은 "크리처 장르이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굉장한 도전이었다. 넷플릭스 내부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했다. 버추얼 프로덕션 과정에서 미국 전문가를 초빙하는 등 많은 것을 도입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위트홈'은 괴물이 정말 많이 나온다. 한 마리를 만드는 것도 어려웠는데 제한된 시간에 어떻게 크리처를 만들어낼까. 물리적으로 어려웠다. 크리쳐마다 구현 방식이 다르다. 사실적인 표현이 중점이었다. 실제와 VXF를 적절하게 섞으며 구현했다"라고 짚었다.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시즌3을 두고 넷플릭스와 이응복 감독은 적지 않은 대화를 나눴다. 한 총괄은 "시즌2와 3을 동시에 촬영했다. 간격을 좁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어떻게 더 좋은 퀄리티를 낼 수 있는지 회사 차원에서 논의를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이응복 감독이 구현하고자 하는 부분을 서포트할 수 있을까. 고심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스위트홈'의 또 다른 성과로는 신인 발굴이 언급됐다. 당시 신인이었던 송강 이도현 고민시 박규영 고윤정까지 현재 가장 '핫'한 배우들이 '스위트홈'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를 두고 이기우 디렉터는 "작품이 좋아서 다른 접근을 하고 싶었다. 이응복 감독님이 젊고 참신한 배우들의 조합을 원했다. 신인이어도 괜찮으니 멋지게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인간수업'을 하면서 신인만 볼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어떤 작품은 스타 파워를 기대하겠지만 '스위트홈'은 발견의 재미가 참 좋았다"라고 돌아봤다.
작품은 시즌을 거듭하면서 더욱 다양한 괴물들이 나온다. 한정된 공간, 또 황폐한 도시 등 3D 빌드업 등 많은 시도를 통해 여러 명장면이 탄생했다. 이러한 경험치는 향후 넷플릭스에 큰 영향을 남겼다. 5년의 여정 간 넷플릭스 국내 프로덕션은 새로운 도전과 고심을 하게 됐다. 단순히 감독과 배우들이 갖는 고민과 다른 지점이다. 콘텐츠의 확장, 또 시즌제, 리터닝시즌 등 여러 카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게 됐다. 이기오 디렉터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지침을 하게 된 작품이 바로 '스위트홈'"이라면서 의미를 되새겼다.
다만 시즌2의 경우 호불호가 강하게 갈렸다. 이기우 디렉터는 "모든 작품이 시즌제가 어울리지 않는다. 성공의 척도가 꼭 시즌제로 보진 않는다. 연출자와 시청자 반응 등 여러 조건이 맞아야 나오는 카드다. '스위트홈' 시즌2 피드백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시즌3을 만들며 반영했다"라고 답했다. 한 총괄은 "시즌2가 빌드업, 브릿지 역할을 했기에 시즌3까지 보셔야 관객들이 만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위트홈3'은 오는 19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