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 '200년에 한번 확률'

입력
2024.07.16 15:35
서남부 '물벼락' 주택 124채·벼 279㏊ 침수



16일 오전 전남 해남군에 쏟아진 폭우는 역대 최대로 가장 강한 비로 기록됐다. 광주기상청은 이날 새벽 3시쯤 해남군 송지에서 시간당 강수량은 78.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상청이 폭우 발생 빈도에 따라 20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수 있는 매우 드문 확률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해남에서 내린 폭우는 2021년 7월 6일 시간당 63.4㎜의 종전 1위 기록을 경신했다. 역대 7월 중 해남에 내린 시간당 강수량이 가장 높은 수치다. 인근 진도군 의신면에는 시간당 103.5㎜, 고흥군 도하면에는 시간당 85.5㎜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강한 비로 인해 전남 해남, 진도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상가 침수와 토사 유실 등 피해가 잇따랐다. 전남도에 따르면 16일 오후 2시 30분 현재 비 피해 상황을 집계한 결과, 해남 46채, 진도 33채, 완도 14채, 신안 10채, 고흥 2채 등 주택 총 124채가 침수돼 주민 65명이 마을회관 등지로 대피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도로 토사 유실 및 파손 등 공공시설 11곳과 벼 침수도 일부 발생했다. 진도 150㏊, 완도 100㏊, 해남 13㏊ 등 총 279㏊ 벼가 침수됐다.

이날 집중호우로 도로 4곳과 국립공원 2곳, 산책로, 하상도로, 하상출입구 등 49곳이 통제됐다.도는 산사태 취약지에 거주하는 106가구 150명을 대피시켰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장마의 유형이 짧은 시간 강한 비가 내리는 유형으로 바뀌어 잠시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다”며 “긴 장마로 인해 약해진 지반 등 위험요소를 파악해 조치하고, 빠른 복구작업을 통해 여름철 자연재난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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