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유튜버 쯔양을 과거를 빌미로 협박한 의혹을 받는 이른바 '사이버 레커' 유튜버들에 대해서 유튜브가 수익 창출을 막은 가운데, 해당 유튜버들이 쯔양에게 사과했다.
의혹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전국진은 지난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2023년 2월 27일 구제역에게 300만 원을 (입막음 대가로) 받았다"며 "유튜브를 하면서 불순한 의도로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돈"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이는 "쯔양이 (남자친구였던 소속사 대표로부터) 오랫동안 피해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했다.
전국진은 지난 2020년 11월 처음 쯔양 사생활에 대한 제보를 받았는데, 당시 진행하던 '주작(조작) 감별'이라는 콘텐츠와 성격이 맞지도 않고 직접적 증거가 없어 콘텐츠화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나쁜 사람 돈은 받아도 되지 않나"라고 생각을 바꿨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는 그 모든 악행이 쯔양 전 소속사 대표가 벌인 짓이라는 게 드러났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그런 사정을 몰랐다. 쯔양과 전 소속사 대표가 같이 과거를 세탁하고 시청자를 속이면서 운영하는 채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제역과 연락을 취하며 동시에 쯔양 소속사 측과 미팅 자리를 잡았는데 구제역이 '자신이 알아서 할 테니 맡겨라'라고 했고 이후 쯔양 측과 어떤 만남도 갖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쯔양님이 (전 남자친구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경제적인 손해 정도만 생각했지 심각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라는 걸 전혀 몰랐다"며 "녹취록으로 인해 숨기고 싶은 과거가 공개돼 버린 쯔양님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카라큘라도 이날 "나름대로 억울한 부분이 있지만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킨 책임은 오로지 저한테 있다"고 말하면서도 "구제역과의 통화상의 제 언행과 말투, 욕설은 저희 채널을 좋아해주고 절 응원해준 분들께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게 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질타를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아픈 과거가 공개되는 걸 원치 않은 쯔양님이 현재 너무나 고통스러워하고 계시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쯔양에 대한 전후 사정을 알았다면 구제역과 그렇게 장난조로, 오해의 소지가 있을 만한 통화를 하지 않았을 거다. 모자란 생각과 가벼운 언행으로 쯔양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쯔양으로부터 5,500만 원을 받았다고 인정한 구제역은 조사를 받겠다며 검찰에 자진 출석한 자리에서 "쯔양님과 팬분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저는 쯔양님을 공갈·협박한 적 없으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구제역은 이날 검찰조사를 받지 못했다.
앞서 쯔양은 지난 10일 라이브 방송에서 전 남자친구로부터 4년간 폭행·협박·착취 피해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또 같은 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는 구제역이 참여하고 있는 '렉카 연합' 소속 일부 유튜버들이 쯔양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고 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논란이 커지자 유튜브는 전날 카라큘라, 전국진, 구제역의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참여를 정지시켜 수익 창출을 못 하도록 했다. 구독자가 1,000명 이상이고 최근 1년간 공개된 동영상의 시청 시간이 4,000시간 이상인 유튜버들은 유튜브의 파트너 프로그램에 가입해야 한다. 유튜버들은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영상 광고 등을 게재해 수익을 내고 있다.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면 자체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유튜브 플랫폼 안팎에서의 크리에이터 행위가 유튜브 사용자, 커뮤니티, 직원이나 생태계에 해를 끼치는 경우 크리에이터 과실이 크다고 판단되면 권한 정지부터 계정 해지 등 다양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