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장 총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준비했던 연설문을 수정해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향한 암살 시도를 계기로 태도를 바꾸게 됐고, 당초 조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하려던 '네거티브' 연설문을 폐기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보도된 미 보수 성향 매체 워싱턴이그재미너 및 뉴욕포스터 인터뷰에서 "이것은 나라 전체와 세계 전체를 함께 뭉치게 할 기회"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인터뷰는 그가 공화당 전당대회(15~18일)가 열리는 위스콘신주(州) 밀워키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진행됐다. 지난 13일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후 전당대회에서 진행될 자신의 대선 후보 공식 수락 연설 내용을 고쳐 썼다고 강조했다. 당초 연설문 초안의 주된 내용은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 비판이었다고 한다. 그는 "매우 터프한 연설을 모두 준비해놨다. 부패하고 끔찍한 행정부에 대한 것"이라며 "하지만 그건 버렸다"고 했다.
이어 새로 준비 중인 연설은 "완전히 다른 연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 진영을 공격하고 지지층을 자극하는 대신, 분열된 국민들을 통합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의 요구에 부합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기회이며,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사건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그는 매우 친절했고, (통화 내용도) 아주 좋았다"고도 말했다. 뉴욕포스트는 그가 구체적인 방안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지금부터는 두 사람의 선거운동이 더욱 정중하게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이날 인터뷰에서 총격 당시 자신을 보호하려는 비밀경호국 요원들 사이에서 손을 번쩍 들어 올렸던 행동을 놓고, "사람들에게 내가 괜찮다(OK)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고 미국은 계속 굴러가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우리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