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를 찾는 여행객이 몰리는 명품 상점가 샹젤리제 거리. 에투알 개선문이 가깝게 보이는 곳에 건물 1층을 푸른색으로 뒤덮은 공간이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가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을 맞아 '올림픽 랑데부'를 선언하며 마련한 체험관이다.
11일(현지시간) 찾은 체험관은 전날 막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6'과 '폴드6'을 전면에 내세워 전시를 재구성한 상태였다. 여행객을 겨냥한 공간이기에 핵심 주제는 '갤럭시를 이용한 편리한 여행'이었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프랑스어로 말하는 가상의 빵집 점원과 대화하며 마카롱을 주문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갤럭시 AI'와 폴더블폰을 결합해 제공하는 양방향 실시간 통역 서비스를 활용한 것이다. 화면 위에서 간단히 선만 그으면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구글의 '서클 투 서치'를 응용해 프랑스어 메뉴판을 번역할 수도 있었다.
박정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 마케팅팀 상무는 이 공간 콘셉트를 "올림픽을 위해 파리를 방문하는 이들과 파리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며 영감을 받고 경험을 나누는 '개방된 공간'"이라고 알렸다. 갤럭시 AI를 활용한 통역·번역 기능은 현재 16개 언어를 지원하고 연말까지 총 20개 언어로 확대할 계획인데 각자의 언어를 써도 갤럭시 AI가 소통 장벽을 깨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샹젤리제 거리를 거울처럼 비추면서도 푸른색으로 뒤덮인 공간의 전면 디자인 역시 삼성전자가 갤럭시의 브랜드 철학으로 내건 '개방성'을 상징한다. 2008년 프리츠커상 수상자이자 국내에서는 삼성미술관 리움의 설계자로 알려져 있는 장 누벨이 디자인에 힘을 보탰다. 누벨은 "빛의 반사와 푸른색과 검은색, 흰색의 대조 효과를 노려 방문객이 안으로 들어오고 싶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샹젤리제 전시장의 한편에는 1998년 나가노 올림픽부터 2022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역대 올림픽 시기 삼성전자가 내놨던 휴대폰도 전시돼 있다. 28년 동안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머문 삼성전자의 역사를 표현한 것이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를 개막식과 요트 경기 중계 등에 지원하면서 기술력과 제품을 홍보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특히 이번 파리 올림픽에 주목한 것은 갤럭시의 '개방성'이 이번 파리 올림픽의 구호 '완전히 개방된 대회(게임스 와이드 오픈)'와 연결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은 '열린 마음은 언제나 승리한다(오픈 올웨이스 윈스)'는 마케팅 구호를 준비했다. 올림픽 종목으로는 역사가 짧은 스케이트보드·브레이킹·서핑 등을 집중 후원하기로 했고 홍보 대사인 '팀 삼성 갤럭시' 일원으로 여성 선수와 패럴림피안의 비중을 늘렸다.
한편으로는 역사상 가장 '열린 세대'이자 선수와 핵심 시청층인 'Z세대(Gen Z)'를 공략하겠다는 포석도 깔렸다. 이를 위해 총 1만7,000여 명에 이르는 올림픽·패럴림픽 선수 전원에게 '갤럭시 Z 플립6' 올림픽 특별판을 제공하기로 했다. 선수들은 24일 정식 출시에 앞서 19일께 제품을 가장 먼저 받아 볼 수 있으며 시상식장에 제품을 가지고 들어가 '빅토리 셀피'를 촬영할 수 있다. 박 상무는 "플립 제품 특유의 다양한 각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플렉스캠' 기능을 쓰도록 이끌어 제품을 자연스럽게 전 세계 젊은 세대에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