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 나란히 쓸 '역명' 공개입찰 "3억 할인"

입력
2024.07.16 14:53
10개역 부역명 표기 공개입찰
"안내표기 범위 줄여 입찰가 인하"

서울 지하철역 중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역 성수역 사당역 등에 나란히 쓸 추가 역명(부역명)을 공개입찰 한다. 그것도 기존보다 최고 3억여 원이나 싼값에 내놨다.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역명 병기 공개입찰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역명 병기 대상은 하루 평균 승차 인원이 10만1,986명이나 되는 강남역을 비롯해 성수역, 삼각지역, 사당역, 노원역, 신림역, 종각역, 여의나루역, 답십리역, 상봉역이다.

역명 병기는 압구정(현대백화점), 서대문(강북삼성병원)처럼 기존 역 이름에 부차적인 역명을 추가로 기재하는 사업이다. 지하철역이나 출입구, 승강장, 안전문 등에 표기되고 내릴 때 안내방송에도 나와 홍보 효과가 크다.

특히 공사는 이번에 강남역(8억6,000만 원→5억3,000만 원)과 성수역(4억7,600만 원→2억9,900만 원), 사당역(6억3,400만 원→3억8,500만 원) 등 주요 역사의 기본 입찰금액을 크게 낮췄다. 유찰되는 사례까지 발생하자 제도를 개선해 참여율을 높이려는 취지다. 공사는 "과다한 안내표기와 광고매체 정보제공에 따라 안내표기를 기존 10곳에서 8곳으로 조정해 시민 피로도를 줄이고, 수익에만 치중한다는 지적도 있어 기본 입찰 단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역명 병기 심의 공정성도 강화했다. 적합 여부만 따지던 것을 △공공성 △이용 편의성 △기관 요건 등 3개 항목으로 나눠 따져보고, 역명병기심의위원회 외부위원도 3명에서 5명으로 늘렸다. 외부 전문가 자격은 법률 및 광고 전문가나 대학 조교수 이상 재직 등 관련 분야 경력이 있어야 한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기업이나 기관이 해당 역에서 1㎞ 이내(서울 시외는 2km)에 위치해야 한다. 최고가 경쟁 입찰을 통해 낙찰받으면 3년 동안 해당 역의 부역명으로 표기할 수 있고, 재입찰 없이 한 차례(3년)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 입찰은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라인 공매 시스템 '온비드'에서 할 수 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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