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걱정, 기대 충분히 이해... 내 인생 마지막 도전 응원해달라"

입력
2024.07.1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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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 감독 공식 선임 후 첫 행보
2년 반 이끌 유럽인 코치 면담 위해 출국
일주일간 스페인, 포르투갈 등 돌아볼 듯
선·후배들 지적에 "의견 존중한다" 말하기도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A대표팀 감독 선임 후폭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홍 감독이 "내 인생 마지막 도전을 응원해달라"며 간곡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홍 감독은 15일 외국인 코치 후보 면담을 위한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되면 통상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업무를 시작하는데, 이번엔 좀 시간적 여유가 없어 취임 기자회견 전에 유럽 출장을 먼저 가게됐다"고 양해를 구했다.

홍 감독은 이날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부정적 여론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지금 내 머릿속에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을 어떻게 하면 강하고 좋은 팀으로 만들어 가느냐가 가장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많은 분들의 걱정과 기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만, 내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영표, 박지성, 이동국 등 축구스타들이 쏟아낸 질타에 대해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홍 감독은 "선·후배를 떠나 한국 축구를 위해서는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나쁘지 않다"며 "이런 얘기들을 잘 담아내서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가는 지가 중요하다. 여러 의견을 잘 받아서 A대표팀(운영)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A대표팀 감독으로서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A대표팀에 들어와서 편안하고 즐겁게 '강한 마음'으로 축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이런 것들은 짧은 시간 내에도 충분히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축구협회가 최근 발표한 '축구 철학'에 부합하려면 좀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선임 후 첫 공식 일정인 이번 출장에선 향후 2년 반 동안 대표팀을 이끌 외국인 코치를 면담할 방침이다. 홍 감독은 "축구에 대한 철학, 비전,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 등을 감독인 내가 직접 듣고 결정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직접 나가게 됐다"며 "축구협회 등과 전체적인 코치진 구성 틀에 맞는 후보들을 추렸으나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코치를 선임하려는 이유로는 '전문화'를 꼽았다. "현대 축구의 핵심은 '코치 분업화'"라는 것인데, "얼마나 세분화하고 전문성을 끌어내 극대화할지는 내 몫"이라며 자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그간 많은 외국인 코치가 한국에서 활동했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인 코치와의 관계 등은 내가 잘 조율해보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앞으로 일주일간 스페인, 포르투갈 등을 돌며 그간 추린 유럽인 코치 후보자들을 만나볼 계획이다. 현지에서 해외파 선수들을 만날 수도 있어 귀국 날짜는 미정이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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