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과대학 정시모집에서 지역인재전형 최저 합격 점수가 전국 단위보다 1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의대를 선택했던 지역인재들이 올해 정시에서 수도권 의대 진학을 노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전국 31개 의대 2024학년도 정시 합격 점수(국어 수학 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최종 등록자 중 상위 70% 컷)를 분석한 결과 전국 단위 일반전형 최저 합격점은 95.33점이었다. 비수도권 26개 의대 중 성적 공개 기준이 같은 19개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최저 합격점은 96.33점으로 이보다 1점 높았다. 의대가 있는 권역 내 고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인재전형은 전국 단위 선발인 일반전형보다 통상 합격 점수가 낮았는데 지난해에는 역전됐다.
권역별 지역인재전형 평균 합격점은 호남이 97.92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대구·경북(97.83점), 제주(97.67점), 부산·울산·경남(97.28), 충청(97.01) 순이었다. 대구·경북과 부울경은 지역인재전형이 일반전형보다 합격 점수가 각각 0.22점, 0.11점 높았다.
대학별로는 가톨릭대가 99.33점으로 평균 합격점이 최고였고, 울산대(99.17점)와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99점)가 뒤를 따랐다.
지역인재전형 합격점이 전국 단위보다 높아진 데는 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영향이 컸다. 호남에는 의대 진학률이 40%에 육박하는 자사고 상산고(전주)가 있고 충청권 자사고인 천안북일고(천안), 충남삼성고(아산), 대신고·대성고(대전) 등도 의대 진학률이 높다. 해당 고교 출신들이 안정적인 의대 진학을 위해 지역인재전형으로 지방 의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방 의대도 권역 내 자사고 등 명문고가 있을 경우 지역인재전형 합격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올해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과 맞물리면서 입시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전국 39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 1곳 제외)의 내년 모집 인원은 총 4,610명(정원 외 포함)으로 전년 대비 1,497명 늘었다. 안정적으로 지방 의대를 택한 지역 인재들이 정시를 통한 수도권 의대 진학을 위해 다시 입시에 뛰어들 가능성이 관측된다. 또한 지역인재전형 확대도 변수다. 내년 의대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은 올해보다 888명 늘어난 1,025명이다. 2025학년도 수시 지역인재전형에서 지역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합격하면 정시에서는 전국, 지역인재전형 모두 합격 점수가 낮아질 수 있다.
임 대표는 "의대 증원으로 지방 의대생들이 재도전해서 수도권 의대로 진입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수 있고, 반대로 수도권 수험생들이 지방 의대를 노릴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지역에 따라 합격 점수 등락 폭이 매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