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에 대해 국내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쾌유 기원 메시지와 함께 정치 테러에 대한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중 총격을 당했지만 현재 생명에 지장은 없다.
먼저 여당에서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빌며, 조속히 사태가 수습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안 의원은 "남의 나라 일 같지 않다"며 "우리나라에서도 극단적인 진영 대립 속에 혐오와 언어폭력의 강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도 이러한 '민주주의의 적'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테러는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이라며 "총알 한 발이나 거짓뉴스 한 방으로 거대한 민의를 바꾸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돼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한 뒤 "대한민국 국민들도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피습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정치 테러로 큰 충격을 받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호 대변인은 "정치 테러는 극단 정치와 혐오 정치의 산물"이라며 "정치인들은 이해와 화합으로 사회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SNS를 통해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트럼프 후보를 상대로 벌어진 암살테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어떠한 이유로든 폭력과 테러는 용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정성호 의원도 SNS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이나 노선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의 빠른 쾌유와 복귀를 기원한다"면서 "대선 승리 후 오직 정적 제거와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우리 정치 현실도 걱정"이라고 언급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테러를 규탄하며 끔찍한 증오 정치의 유령이 배회하지 못하도록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치권에서도 4월 총선을 앞둔 지난 1월, 이 전 대표와 배 의원을 향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