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19조, 일본=9조...그런데 한국 정부가 우주 개발에 투입한 금액은

입력
2024.07.13 19:00
신현우 한화에어로 사장 
'2024 한경협 CEO 포럼' 강연
우주 개발은 정부 지원·일관성 중요
"대표 맡은 7년 동안 장관 다섯 번 바뀌었다"


우주 개발은 월드컵이 아니다. 정신력으로 승리할 수 없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13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최고경영자(CEO) 제주하계포럼'에서 "한국이 우주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연속성 있는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그는 포럼에 참가해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우주를 향한 세계의 도전, 한국은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신 사장은 우선 정부 지원 규모가 주변국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지난해 우주 개발에 미국이 100조원, 중국이 19조원을 투입했고 일본도 9조원의 우주 기금을 마련했다"며 "우리나라는 약 8,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 (정부가) 지원 예산을 2027년까지 1조5,000억 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격차가 크다"며 "못 쫓아 갈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신 사장은 또 우주 개발 정책이 30~5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하는 만큼 콘트롤 타워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우주개발 정책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맡다보니 장관에 따라 담당자와 정책이 계속 변해 일관된 정책 시행이 어려웠다"며 "제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맡은 7년 동안 과기부 장관이 다섯번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올해 5월 우주항공청이 생기면서 이런 문제는 해소 됐다고 덧붙였다.


민간기업이 뉴 스페이스시대 열어


신 사장은 과거 정부가 주도하던 우주개발 시대를 지나 최근 민간 주도 우주 시대의 문이 열렸다고 전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 등이 민간 우주 시대의 속도를 붙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사장은 "올해 6월 스페이스X가 2023년 첫 시도 이후 불과 네 번의 시도만에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지구로 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했으면 5~10년은 걸렸을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신 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민간 차원에서 국가대표라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등과 차세대 발사체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 개발될 로켓은 누리호의 두 배 정도 되는 사이즈이고 로켓 앞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능력은 세 배 정도 키우게 된다"고 말했다.


서귀포=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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