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유튜브 켜놓고 과속...가족 2명 목숨 앗아간 20대 공무원 법정 구속

입력
2024.07.12 19:30
횡단보도 건너던 노인과 며느리 덮쳐
"유튜브 영상 재생, 사고 원인 중 하나"
1심 금고 10개월 선고, 법정구속

게임 유튜브 영상을 들으면서 과속으로 차를 몰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인과 그의 가족을 치어 숨지게 한 20대 공무원이 법정 구속됐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형사3단독 황해철 판사는 12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20대 중반 A씨에게 금고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15일 강원도 횡성군의 한 교차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시속 60㎞ 구간을 시속 87.5㎞가 넘는 과속으로 달리다 횡단보도를 건너 귀가 중이던 B(86)씨와 그의 며느리 C(59)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는 현장에서 숨지고 C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 사망했다.

A씨는 사고 당시 음주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출된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 A씨가 사고 발생 6초 전부터 횡단보도를 천천히 건너는 피해자들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서행하지 않고 과속 주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당시 A씨는 게임 관련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고 차량을 몰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유튜브 영상의 소리만 듣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 판사는 "영상을 시청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적어도 피고인이 과속하면서 전방 주시를 게을리한 것에는 유튜브 영상 재생이 하나의 원인이 됐음은 분명해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유족과 합의해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해도 이 사고 발생에 있어 피고인의 과실이 너무 크다"며 "두 명의 생명을 앗아간 잘못은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와 검찰은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이 일로 직위 해제된 A씨는 징계 절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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