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갑자기 검은 구름이 드리우거나 날파리 같은 물체가 아른거린다면 즉시 안과를 찾아야 한다.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응급 질환인 ‘망막박리(網膜剝離·retinal detachment)’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망막박리란.
“안구 가장 안쪽에 있는 망막이 안구 벽에서 떨어지는 현상이다. 망막에 구멍이 생겨 이를 통해 액체가 유입돼 망막이 떨어지는 열공 망막박리가 가장 흔한 형태다. 망막박리가 발생하면 안구에 영양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시력에 문제가 발생한다. 장기간 방치하면 영구적으로 시력을 잃게 된다.”
-망막이 떨어지는 원인은.
“안구의 80%는 유리체로 채워져 있다. 유리체는 망막에 단단히 붙어 있는데, 노화나 고도 근시 등으로 인해 유리체가 액화(液化)되면 빈 공간이 생긴다. 이때 유리체가 움직이며 망막을 끌어당기거나 찢어지게 된다(박리).
눈에 수술이나 외상, 염증을 겪은 사람은 유리체 액화가 발생하기 쉽다. 이전에는 노화로 인한 망막박리 환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 망막이 박리되는 젊은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어떤 증상이 생기나.
“먼저 뒷유리체가 박리되며 발생하는 날파리증(비문증)과 광시증(光視症)이 있다. 날파리증은 눈앞에 날파리 같은 물체가 아른거리는 증상이다. 사람마다 거미줄이 떠다니기도 하고, 검은 점이나 그림자가 보이기도 한다. 광시증은 눈을 좌우로 움직일 때 번쩍이는 불빛이 보이는 현상이다.
또한 망막 열공(裂孔) 주위로 망막박리가 확대되면 커튼이나 검은 구름이 가리는 듯 시야에 장애가 발생한다. 중심 시력을 맡은 황반(黃斑·yellow spot)까지 박리되면 시력이 감퇴한다. 증상을 느낄 때에는 이미 황반까지 망막이 박리됐을 때가 많기에 증상이 의심되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어떻게 치료하나.
“망막열공이나 망막격자변성만 있고, 망막박리까지 진행되지 않은 초기는 국소마취 후 레이저로 비교적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치료 시기가 늦어 망막박리가 광범위하다면 수술해야 한다. 수술은 망막열공을 찾아 막고, 망막을 끌어당기는 부분을 제거하여 떨어진 망막을 원 상태로 회복시킨다.
망막이 잘 붙으면 정상에 가까운 시력으로 돌아온다. 다만 원래 망막이 건강하지 못하면 수술해도 시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시력 회복은 망막박리 범위와 망막이 떨어져 있던 기간과 관련 있기에 되도록 이른 시일 내 수술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