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호'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위기… 일본 언론, 철거 예정 또 보도

입력
2024.07.12 07:53
구청 "9월 설치기간 만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알리기 위해 독일 수도 베를린 미테구에 세워진 유럽 1호 '평화의 소녀상'(소녀상)이 사라질 위기에 몰렸다. 관할 구청인 미테구청은 소녀상 철거를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11일 미테구청에 질의한 결과 소녀상의 설치 허용 기간이 9월로 만료된다며 소녀상을 설치한 재독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코협)에 철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보도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독일 방문을 앞두고 나왔다. 기시다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등 방미 일정을 마무리하고 12일(현지시간)부터 독일을 방문해 올라프 숄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2022년 일본을 찾은 숄츠 총리에게 소녀상 철거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교도통신은 설명했다.

미테구청은 줄곧 소녀상 철거 의지를 드러내 왔다. 2020년 9월 구청 허가를 받아 처음 설치된 소녀상은 2024년 9월까지 설치 기한이 늘어난 상태다. 구청은 공식 설치 기한 2년이 이미 끝났고, 소녀상 옆 비문 수정 요구가 불발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정화 코협 대표는 지난달 23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구청이 비문 수정을 공식 요구한 적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구청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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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테구의회 문화교육위원회는 지난 10일 소녀상 영구 존치를 보장하고, 이를 위해 베를린시 당국 등과 대화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11표, 반대 4표로 가결하고 본회의에 상정했다. 결의안에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전시 성폭력 피해자 추모 시설이 평화의 소녀상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이 결의안에 구속력은 없다.

코협은 소녀상 존치 청원에 미테구 주민 1,000명 이상 서명을 받아 구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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