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대안학교라더니… 안성 신나는학교 공사 중단에 학생들 ‘날벼락’

입력
2024.07.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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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징후 있었는데 뒷짐, 학생들 피해 커져" 분통

기존의 틀을 깬 교육과정과 운영방식으로 개교 때부터 주목을 끈 경기 안성시의 ‘신나는학교’가 곤경에 빠졌다. 2022년 첫 신입생 모집 당시 기숙형 중·고 통합학교 형태로 운영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자재비 상승 여파와 시공사의 자금 운영 문제 등으로 기숙사 공사가 중단돼서다. 교육과정 운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11일 안성교육지원청과 신나는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신축 중인 기숙사는 지난달 19일 시공업체 A사가 공사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공사가 잠정 중단됐다. A사는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공사 진행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공사 포기 입장을 학교와 교육청에 전달했다.

2023년 10월 첫 삽을 뜬 이 학교 기숙사는 기숙사실(96명 수용)과 식당, 공유카페, 소규모 모임 공간, 상담실, 보건실 등을 갖춰 이달 말 준공할 예정이었다. 학생들은 2학기 개학에 맞춰 8월 17일 입주할 예정이었다. 사업비는 136억 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시공업체가 발을 빼면서 준공 일정을 맞추기는커녕 건축계획상 80%를 넘어야 할 전체 공정률은 54%에 그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게 웬 날벼락이냐”면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차량으로도 30분 정도 떨어진 외부 임시숙소 생활을 끝내고 하루빨리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기숙사 입주에 맞춰 짜놓은 교육과정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신나는학교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회는 이에 입장문을 내고 “기숙형 통합 학교라더니 1기생들은 3년째 책상 하나 넣을 공간도 없는 열악한 임시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2학기 때부터 운영키로 한 방과 후 및 미래학교 프로그램은 물론 아침, 저녁 급식 문제 등 학생들이 겪을 피해는 헤아릴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교육지원청의 늦은 대처도 문제다. 이미 3월부터 창호 공사 등 일부 공정에 문제가 생긴 데다 시공사가 이미 준공 일정에 못 맞추겠다고 알렸으나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정삼 학교운영위원장은 “정기적으로 공사공정 회의 과정 및 감리의 모니터링을 통해 시공업체 자금 문제가 확인됐음에도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해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성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공사포기각서를 제출해온 만큼 공사비 정산 및 후속 시공사 선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런 절차들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내년 2월 준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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