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LG AI원장 "엑사원 새 버전 예정보다 앞당겨 8월 공개"

입력
2024.07.12 08:00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 강연
"AI 도입하기 전 풀어야 할 문제부터 정리해야"


배경훈 LG 인공지능(AI)연구원장은 11일 "기업이 AI 도입 시도를 미뤄서는 안 된다"며 "AI를 통해 기존 생산성 대비 1,000배, 1만 배의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배 원장은 이날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7회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최고경영자(CEO) 제주하계포럼'에서 '생성형 AI 생태계 현황과 대응 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배 원장은 "LG그룹은 계열사 전체가 4년 동안 AI 전환 노력을 해왔다"며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고도화, LG화학의 신약·양극재 개발 등에 LG가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 2.0이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배 원장은 "기존 화학·바이오 연구개발(R&D)은 연구자들이 논문 읽기, 문제 정의, 예측 모델 설계, 예측 결과 도출, 실험 등의 과정을 거치는 데 최소 3년이 소요됐다"며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도입해 AI가 이런 과정을 단축시키고 예측 결과까지 실험 없이 도출해 주는 것도 가능해져 개발 기간을 최대 1개월까지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 원장은 "하지만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기업의 수가 2019년과 비교해서 별로 달라진 게 없다"며 "AI 활용 검토 단계인 기업은 42%이고 실제 생산에 활용되는 비율도 11~1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AI가 상업적으로 이용되기까지는 큰 비용이 필요하지만 LG그룹은 AI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올해 3분기로 예정됐던 엑사원 2.0 후속 버전을 앞당겨 8월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 원장은 "기업들이 AI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낭비를 줄여야 한다"며 "어떤 AI를 써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기업이 풀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에 대한 고민 없이 챗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을 도입하는 것은 '자녀의 학습 수준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높은 수준의 학습지를 사주는 것처럼 낭비가 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귀포=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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