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쏟아진 날 장관들 달려간 곳은 작년 '오송 참사' 현장

입력
2024.07.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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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호강 범람으로 24명 인명피해
강폭 확장, 지하차도 펌프 등 시설 교체
행안·환경 장관 "지자체와 함께 총력 대응"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밤새 집중호우가 쏟아진 10일 충북 청주시의 국가하천 미호강과 인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현장 점검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곳이다.

미호강은 폭 넓히고, 지하차도는 시설 보강

행안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오송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이날 미호강 정비 현장을 찾아 현황을 보고받았다. 지난해 이곳에 쌓았던 임시 제방이 터지면서 범람한 강물이 지하차도를 덮쳤고, 차량 16대가 침수되며 14명이 사망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미호강과 병천천 합류 지점의 병목 현상을 줄이고자 하천 폭을 넓히고 있다. 하천 폭이 기존 350m에서 610m로 늘어나면 홍수 발생 시 최고수위가 0.67m가량 낮아져 침수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충북·충남도가 관리해 온 병천천이 내년 1월 국가하천으로 승격되면 환경부는 홍수 예방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이 장관과 한 장관은 궁평2지하차도 재해복구 현장도 합동 점검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침수로 파손된 펌프를 교체했고, 낮은 곳에 있었던 배전판 등 전기·통신시설은 지난해 침수 높이보다 높게(1.7m) 다시 설치했다.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전광판, 사이렌, 사다리, 핸드레일 등도 보강했다.

궁평2지하차도 사고 이후 정부는 지하차도가 15㎝ 이상 침수되거나 인근 하천이 범람할 우려가 있는 경우 관리주체가 즉시 지하차도를 통제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설치 대상은 기존 16곳에서 431곳으로 확대했고, 침수 우려가 큰 지하차도에는 담당자 4명을 지정해 상황 관리도 강화한다.

이 장관은 "대책들이 현장에서 작동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 기관 및 지자체와 함께 총력 대응하겠다"고 했다. 한 장관도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가 증가해 하천 안전 대책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관계 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수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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