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씨름 출범 41년 만에 신설된 새 체급 소백급(72㎏ 이하)의 초대 장사는 임종걸(25·수원특례시청)이었다.
임종걸은 9일 충북 보은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24 보은장사씨름대회 소백장사 결정전(5전3승제)에서 전성근(24·영월군청)을 3-1로 꺾고 생애 첫 황소 트로피를 품었다. 2021년 민속씨름에 데뷔해 줄곧 태백급(80㎏ 이하)에서만 뛰었던 임종걸은 이번 대회부터 선보인 소백급에 체급을 낮춰 출전해 처음으로 꽃가마를 탔다. 소백장사 상금은 다른 체급과 똑같이 2,000만 원이다.
이날 준결승전에서 김우혁(문경시청)을 2-0으로 제압한 임종걸은 결승전에서 첫 번째 판을 전성근에게 내줬다. 하지만 두 번째 판에서 잡채기로 균형을 맞춘 뒤 세 번째 판도 잡채기 기술을 성공시켜 2-1로 앞섰다. 그리고 네 번째 판에서 주무기 안다리로 전성근을 눕히고 역사적인 첫 소백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임종걸은 친정 팀을 상대로 우승 감격을 누렸다. 2021년 영월군청에서 민속씨름에 데뷔한 그는 줄곧 태백급에서 뛰었지만 무관에 그쳤다. 최고 성적은 2021년 인제 대회와 2023년 단오 대회에서 기록한 3위다.
소백급은 1983년 민속씨름이 출범한 이래 41년 만에 새롭게 등장한 체급이다. 그간 민속씨름은 태백, 금강(90㎏ 이하), 한라(105㎏ 이하), 백두(140㎏ 이하) 4체급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최근 방송과 유튜브 등에서 경량급 종목이 인기를 끌며 역대 최경량급인 소백급까지 탄생했다.
신설 체급이라 이번 대회 출전 선수는 25명으로 많지 않았지만 역사적인 첫 장사를 차지하기 위한 혈투가 벌어졌다. 또 뚜껑을 열기 전까지 선수들의 실력을 가늠할 수 없어 모두가 우승 후보로 꼽혔다. 이준희 대한씨름협회 경기운영총괄본부장은 “예상보다 소백급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았다”며 “수비가 약한 부분이 있지만 기술 구사 능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서로의 실력을 확인한 만큼, 내달 12일부터 열리는 삼척장사씨름대회에서 소백급은 또 한 번 진검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