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언니' 박세리의 새출발

입력
2024.07.11 18:11
프로골퍼 출신 박세리의 본업 집중 예고
예능과 올림픽 해설위원 활동 병행 
음식 사랑하는 '리치 언니' 캐릭터 고수

프로골퍼 출신 박세리가 부친과의 송사 속에서 자신의 할 일에 집중하고 있다. 올림픽 해설위원과 예능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나선 박세리다.

박세리는 대중이 가장 사랑한 스포츠 선수로 꼽힐 정도로 전지적인 인물이다. IMF 시절 그의 경기는 국민들을 위로했고 은퇴 후에도 그가 출연하는 예능들은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둘 만큼 방송계에서 박세리는 호감형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노는 언니' 등 단순히 스포츠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나 혼자 산다' '더퀸즈' '세리네 밥집' '개는 훌륭하다'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예능국 PD들이 박세리를 섭외하기 위해 공을 들인다는 후문이 들릴 만큼 박세리의 출연분은 파급력이 높았다.

특히 박세리의 일상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았는데 '나 혼자 산다'에서 박세리는 대저택 속 화려한 일상을 공개, '리치 언니'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박세리의 부유한 삶에는 그가 피땀눈물을 흘리며 거둔 성과가 바탕이 됐기에 대중은 모두 박세리를 응원했다.

그러나 박세리희망재단이 지난해 9월 박세리 이사장의 부친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고 박세리와 그의 부친이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박세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부친의 채무로 인한 갈등을 고백했고 눈물을 흘렸다. 박세리에 따르면 그는 오랜 시간 부친의 채무를 해결했고 더 이상 책임질 수 없는 선까지 도달했다. 박세리 뿐만 아니라 그간 수많은 스타들이 부모의 채무로 인한 고통을 토로했다. 박수홍 장윤정 한소희 등 많은 스타들이 가족과의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이러한 사정이 알려지며 대중은 박세리의 고백에 응원을 전했고 박세리는 본업으로 대중의 지지에 응답할 예정이다.

먼저 박세리는 KBS2 '팝업상륙작전'으로 시청자들을 만나는 중이다. '팝업상륙작전'은 해외 맛집 직구프로젝트라는 부제에 걸맞게, 스타들이 직접 해외로 나가 현지의 맛집을 가져와 국내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프로젝트다. 앞서 본지 취재로 박세리의 '팝업상륙작전' 출연 소식이 알려진 바 있다. 이 예능에서 박세리는 자신의 이름을 딴 LPGA 투어 대회인 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이 열리는 LA를 방문, 다양한 미식 경험을 자랑했다. 박세리는 도전 정신과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점을 고려해 이번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수년 전 스포테이너 열풍 중심에는 박세리가 있었다. 특유의 여유로운 모습과 무게감 있는 태도는 그가 여전히 국민 영웅의 위치라는 것을 느끼게끔 했다. 박세리는 매 예능마다 함께 호흡한 출연자들과 좋은 케미스트리를 형성했고 그의 활동에는 별다른 잡음이 따르지 않았다. 또 미식가인 면모가 유쾌하게 부각됐고 이는 '팝업상륙작전'으로도 이어졌다.

아울러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KBS 해설위원으로도 참여하면서 본업에 매진할 예정이다. 박세리는 한국 여자 골프의 새로운 시대를 연 공로를 인정받으며 KBS와는 처음으로 골프 해설위원으로 나선다.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세리는 "쉽지 않은 시간들이 있었지만 열심히 시작하고 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또 SNS를 통해선 "앞으로 더 단단하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아 저의 또 다른 도전과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새출발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처럼 국민 영웅이었던 박세리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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