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한동훈의 김 여사 문자 말 바꾸기, 검사라면 영장 때렸다"

입력
2024.07.09 18:09
한 "여러 통로로 김 여사 사과 의사 없다고 전달받아"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열린 1차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한동훈 후보의 4·10 총선 패배 책임론을 집중 공격했다. 특히 최근 불거진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에 대해서는 판단 착오를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지난 총선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명품백 수수 관련 사과 의사를 밝힌 김 여사의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는 논란과 관련해 "매번 입장이 달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 후보에게 "특수부 검사 출신이지 않느냐"며 "검사는 피의자가 그 정도로 말을 바꾸면 바로 영장 때린다"고도 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가 논란 초기부터, 사적 통로로 공적인 얘기를 하면 안 된다→언론에서 보도한 문자 내용이 실제와 다르다→사과 의사가 아니라 사과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당무 개입이다→대통령실과 사과 얘길 했는데 안 됐다며 수차례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가 문자 논란으로 궤도를 이탈하는 걸 막기 위해서 '어리석었다' 한마디로 사과하고 넘어가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의 공격에 한 후보는 "말을 바꿨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 후보는 이어 "여러 통로로 김 여사가 실제 사과할 의사가 없다는 걸 전달받았다"며 "만약 사적으로 답변을 했다면, 그 답변이 공개되는 악몽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오히려 윤 후보에게 "당대표가 된다면 김 여사와 텔레그램으로 논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윤 후보는 "총선에 이겨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온 현안 문제인 만큼 공적 협의와 함께 사적으로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는다는 점을 국가대표 축구 감독에 빗대 공격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번에 홍명보 감독이 경질된 지 10년 만에 돌아왔는데, 한 후보는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 불과 70여 일 만에 당대표 후보로 나섰다"며 "우리 당은 축구협회보다 못 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총선 패배는 100% 제 책임"이라면서도 "다만 홍 감독이 100일만 감독을 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비대위원장으로 당을 이끈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책임을 다하는 방식을 당대표로서 하겠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두 번의 주도권 토론에서 모두 한 후보의 문자 논란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는데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는 게 비대위원장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가 필요없다는 입장이었다"며 "당시 저 말고 실제로 (사과가 필요하다고)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선 사람이 있느냐. 세 분은 뭐하셨냐"고 반문했다. 한 후보는 지원 유세와 관련해서도 다른 세 후보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책임을 나눠 갖겠다는 것이냐"며 "책임을 진다는 분이 이렇게 말할 순 없다"고 비판했다.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