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텔라의 축하 노래...한국일보 창간 70주년 기념 음악회

입력
2024.07.0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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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서 '하모니의 70년' 음악회

활기찬 리듬의 클래식 음악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크로스오버의 영역을 넓혀온 포레스텔라의 음악이 연주홀을 가득 채웠다. 연주자들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음악으로 무더위와 장마에 지친 청중에게 한여름 밤의 청량한 추억을 선사했다.

한국일보 창간 70주년 기념음악회가 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여자경 대전시향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 정누리,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 중인 바리톤 김주택이 함께 무대를 꾸몄다. '하모니의 70년(70 Years Of Harmony)'이라는 제목처럼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이 조화를 이뤘다.

"한국일보의 70년 지켜 준 독자들에게 음악으로 감사 인사"

이날 음악회는 한국일보가 70년 역사를 꿋꿋하게 이어올 수 있게 지지해 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였다. 승명호 한국일보·코리아타임스 회장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 배기동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길태기 법무법인광장 대표 등 각계 인사를 비롯해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연주에 귀를 기울이며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나눴다.

음악회는 "한국일보는 하모니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이성철 한국일보 사장의 인사말로 문을 열었다. 이 사장은 "조화를 이루는 사회가 되도록 한국일보는 지금까지처럼 공정하고 균형적이며 사실에 충실한 보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부는 70주년을 축하하는 화려하고 경쾌한 클래식 음악으로 채워졌다. 드보르자크 ‘카니발 서곡’으로 시작해 바이올리니스트 정누리가 사라사테의 ‘안달루시아의 로망스’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협주곡 2번 3악장 '라 캄파넬라'를 협연했다. 정누리가 퇴장한 후에는 히메네스의 오페라 '루이스 알론소의 결혼' 중 '간주곡',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꽃의 왈츠'가 이어졌다.

바리톤 김주택과 포레스텔라의 강형호, 배두훈, 조민규가 꾸민 2부는 뮤지컬 넘버와 영화음악, 대중가요 등 친숙한 음악들로 꾸몄다. 김주택이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이룰 수 없는 꿈’, 마시모 라니에리의 '사랑을 잃어 버리고'로 포문을 연 뒤 포레스텔라가 앨범 수록곡인 '샤갈스 드림'을 들려줬다. 포레스텔라는 이어 풍성한 화음으로 김범수의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영화 ‘대부’ 삽입곡 ‘더 작은 소리로 말해요’, 스페인 그룹 메카노의 '달의 아들', 조용필 ‘바람의 노래’에 새로운 색채를 입혔다.

한국일보의 '클래식 사랑' 전통 되새긴 음악회

한국일보는 1954년 창간 이래 독자들에게 문화의 향기를 전하는 데 선구적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음악 분야에서는 국내 클래식 음악계가 활성화하기 전인 1970년대까지 정명훈(피아노·지휘) 정경화(바이올린) 정명화(첼로) 남매를 비롯해 피아니스트 한동일 백건우,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등 훌륭한 연주자들의 연주회를 꾸준히 주최했다. 또 중·고교생들이 참가하는 한국음악콩쿠르를 열어 스타 연주자를 발굴했다.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한 포레스텔라의 조민규는 이날 "성악 분야가 없어 아쉬웠다"고 한국음악콩쿠르를 언급하며 한국일보와 관련한 추억을 소개했다. 이번 음악회는 마음을 이어주는 매개체인 음악을 사랑하는 한국일보의 전통을 되새긴 자리이기도 했다.

포레스텔라가 앙코르곡 '보헤미안 랩소디'를 노래할 때 관객들은 휴대전화의 액정 불빛을 밝히며 호응했다. 한국일보가 다가올 70년도 사회의 공기로 역할을 다해 달라는 주문처럼, 별빛으로 빛나는 밤하늘 같은 객석 풍경으로 공연은 마무리됐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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