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경쟁 탓에 구입 문의가 이어졌던 영남알프스 완등 기념 메달이 올해부터 판매된다.
울산 울주군은 한국조폐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영남알프스 완등자에 한해 기념 메달을 판매한다고 9일 밝혔다.
울주군은 2019년부터 관광활성화 차원에서 예산 15억 원을 들여 영남알프스 9봉을 모두 오른 뒤 ‘영남알프스완등인증’ 앱에 사진을 올린 등산객 선착순 3만 명에게 인증서와 기념메달을 지급해 왔다. 첫해인 2019년엔 3,831명이 완등에 도전했으나 지난해에는 11만9,224명으로 30배 넘게 급증했다. 참여자가 늘면서 선착순 마감 시기는 매년 빨라졌고, 메달 구입 문의와 함께 경쟁 과열로 인한 안전사고도 잇따랐다. 울산소방본부 산악사고 통계를 보면 울산지역 산악구조건수는 2018년 236건에서 2023년 458건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이에 메달을 판매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3만 번째 이후 완등 인증자는 오는 12월 1~15일 한국조폐공사 인터넷 쇼핑몰에서 기념메달 구매 예약을 신청할 수 있다. 기념메달은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작한 순은 15.55g, 지름 32mm의 원형이다. 위변조 방지 특허 기술이 적용됐다. 올해 메달 앞면에는 가을 영축산 평원을, 뒷면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통도사 대웅전을 담았다. 가격은 판매 시점의 은 시세에 맞춰 5만5,000~6만 원 선에 정해질 예정이다. 이순걸 울주군수는 “그동안 한정된 예산 때문에 완등 인증자 모두에게 기념메달을 지급하지 못하는 점이 대단히 안타까웠다”며 “선착순 경쟁에서 벗어나 참여자 개개인의 일정에 맞춰 안전하고 여유로운 등산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남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의 접경지에 형성된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 이상인 간월산, 영축산, 천황산, 재약산, 고헌산, 운문산, 문복산 등 9개의 산을 일컫는다. 수려한 산세와 풍광이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 만하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현재는 입산 제한 기간 등으로 재약산과 문복산이 빠지면서 7봉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