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사이
최미래 외 지음. 같은 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소설가, 시인, 출판인 6명으로 구성된 문학 동인 ‘애매’가 첫 소설집을 내놨다. 이들은 ‘애매’에서 초성을 따온 ‘ㅇㅁ’을 상상하며 다채로운 이야기를 포갰다. 입맛과 야만, 올무 등에서 뻗어낸 6색의 소설과 서로에게 남긴 ‘애매한 코멘트’, 짧은 에세이로 꾸렸다.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담는 이들의 다정하고도 '애매'한 연대다. 읻다·264쪽·1만7,000원
△미나리아재비
박경희 지음. 충남 보령시에서 나고 자란 시인이 농민 공동체의 서정적 이야기를 시로 펼쳐 냈다. 고향 마을 정경에는 서글픔이 묻어 있다. 수술을 받으러 서울로 떠난 ‘할멈’을 기다리는 할아버지는 정겨운 사투리로 말을 건네고, 골프장이 들어서며 산이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는 할머니도 있다. ‘아부지’와 ‘할멈’, ‘엄니’의 이야기와 이에 조응하는 자연의 모습이 애틋하면서도 해학적으로 그려진다. 창비·104쪽·1만 원
△나의 파란, 나폴리
정대건 지음. 여행을 떠난 작가들의 소회를 새긴 ‘작가의 작업 여행’ 시리즈의 첫 산문집. 1부에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보낸 일상이 담겼다. 처음 마주한 풍경에서 저자는 낯선 사람들이 건네는 호의와 환대를 느낀다. 그는 반짝이는 자연과 따스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용기를 얻었다. 2부는 피렌체, 로마를 거쳐 포지타노까지 구석구석 발길을 옮긴 기록이다. 직접 찍은 나폴리의 푸른 장면들을 함께 실었다. 안온북스·216쪽·1만6,800원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Can't and Won't)
리디아 데이비스 지음. 이주혜 옮김. 한 줄짜리 글부터 수십 장에 이르는 긴 호흡의 글까지, 장르와 형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122편의 이야기를 엮었다. 저자는 유쾌하고 신랄한 시선과 유연한 사고로 글쓰기 형식을 실험한다. 압축과 축약을 거듭하는 글 안에서 단편소설, 시, 에세이, 편지의 경계가 흐려진다. 프랑스어 번역가로 활동하며 접한 글을 재구성하고, 사소한 일상에서 낯선 감정을 건져 올렸다. 에트르·376쪽·2만1,000원
△오포포낙스
모니크 비티그 지음. 한국화 옮김. 20세기 프랑스의 여성해방운동을 이끈 저자의 데뷔작. 책은 ‘카트린 르그랑’의 첫 등교로 시작하며 유년기의 장면들을 그린다. 저자는 가부장적 언어를 해체하고 유년기에 걸맞은 독특한 언어를 썼다. 짧은 문장 안에서 대화와 장면, 인용문이 구분 없이 섞인다. 시간의 경계를 허문 서술로 흐릿한 어린 시절의 감각을 되살린다. 1964년 프랑스 메디치 문학상을 받았다. 봄알람·328쪽·2만 원
△아콰마린
백가흠 지음. 청계천에서 아콰마린 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손이 절단된 채 발견된다. 베테랑 형사 '케이'가 이끄는 미스터리사건 전담반이 투입된다. 케이에게로 이전에 맡았던 살인사건 범인의 아들이 찾아오고, 케이는 불편한 기억을 덮으려 하지만 끝나지 않은 과거가 그를 죄어 온다. 사건 진실이 드러나며 이야기는 비극으로 치닫고, 공권력에 희생된 피해자들이 처절하게 책임을 묻는다. 은행나무·320쪽·1만7,000원
△파이팅 워즈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 지음. 이계순 옮김. 나쁜 어른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스스로 인생의 주인공으로 서는 이야기다. 열한 살 '델라'와 열일곱 살 '수키' 자매는 엄마가 수감된 뒤 함께 살던 '클리프턴' 아저씨의 집에서 도망쳐 나온다. 곧 '프랜시스' 아줌마의 집에 위탁된 둘의 아픈 과거가 드러난다. 책은 그루밍 성범죄의 민낯을 들춘다. 아이들은 따스한 돌봄 아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치유를 향해 간다. 라임·312쪽·1만4,800원
△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안세화 지음. 열여덟 살 '은호'와 '도희'는 누군가 자신들의 뒤를 쫓고 있다고 느낀다. 스토커의 정체를 찾던 중 12년 전 바다에서 둘을 살리고 숨을 거둔 은인 '수빈'의 존재를 알게 된다. 수빈과 절친했던 '나은'의 꿈에서는 수빈의 죽기 직전 상황이 반복된다. 과거에 얽매인 은호, 도희와 꿈을 통해 운명을 바꾸려는 나은이 마침내 소소리마을에서 만난다. 타임슬립 소재로 현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성장담. 창비교육·228쪽·1만4,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