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YTN 콕 찍어 '바이든-날리면' 보도 징계 낮췄다...민영화 효과?

입력
2024.07.08 18:55
전체회의서 YTN 징계 한 단계 감경
"사과·반성했다"며 관계자 징계→경고
"잘못 없다"던 YTN, 민영화 후 선회 

'소란 시 위원장이 폐회' 새 규칙 강행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YTN의 ‘바이든-날리면’의 보도에 대한 징계 수위를 낮췄다. ‘류희림 방심위원장 체제’에서 재심을 받아들여 징계를 낮춘 것은 처음이다.

YTN 민영화 후 사과 방송→징계 경감

방심위는 8일 서울 양천구 방심위 대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YTN ‘더뉴스 1부’가 2022년 보도한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자막 보도에 대한 징계를 ‘경고’로 내리기로 의결했다. 방심위는 지난 3월 이 YTN 보도에 대해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지만 4개월 만에 징계 수위를 한 단계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류희림 방심위원장 체제에서 방송사들의 재심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방심위는 같은 보도로 최고 중징계인 ‘과징금 부과’를 받은 MBC의 재심 요청은 지난달 기각했다.

배경에는 YTN 민영화가 있다. 지난 1월 민영화된 YTN은 2월 방심위에 출석해 해당 보도에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4월 초 윤석열 정부에 우호적인 김백 사장 취임 직후 정부 비판 보도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정정보도를 하는 등 태도를 바꾸었다. 8일 회의에서 여권 추천 김우석 방심위원은 “당시(2월) (YTN 측) 의견진술자가 반성이나 개선의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관계자 징계를 내린 것”이라며 “이후 (김백) 사장이 직접 사과하고 후속 조치도 하는 등 반성과 재발 방지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줬다”며 징계 감경 입장을 냈다. 위원 과반인 여권 위원들이 이에 동의해 징계가 낮춰졌다.

반면 야권 추천 윤성옥 위원은 “방송사 사과 여부에 따라 제재 수위를 달리 적용해 방송사가 사과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것은 사과를 강제하는 것이라 위헌적"이라며 "(‘바이든-날리면’ 보도는) 아직 1심 판결만 났는데 성급하게 중징계를 내린 것이라 정치 심의"라고 반대했다.


'위원장 폐회 권한' 고성 속 통과

이날 회의에서는 자정까지 방심위 회의가 폐회되지 않으면 회의가 자동 종료되고, 회의장에서 소란이 발생할 경우 방심위원장이 회의를 중단·폐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심위 기본규칙 일부 개정안'이 통과됐다. 야권 추천 김유진 위원이 이 개정안에 대해 “위원장이 자의적인 기준으로 회의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위원장의 독단적인 회의 진행을 무한히 보장한다”며 반대하는 등 여야 추천 위원들 간 고성이 오갔다. 이번 규칙은 이달 12일부터 시행된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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