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공영방송 제자리 찾기’를 꼽았다.
이 후보자는 8일 오전 경기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첫 출근하며 취재진 앞에서 준비해 온 방송법과 방통위설치법의 제1장 제1조를 읽었다. 두 조항 모두 ‘방송의 자유와 독립’ ‘민주적 여론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조항이다.
방송법 제1장 제1조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고 방송의 공적 책임을 높임으로써 시청자의 권익 보호와 민주적 여론 형성 및 국민 문화의 향상을 도모하고 방송의 발전과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이고, 방통위 설치법 제1장 제1조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권익 보호와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이다.
이 후보자는 “만약 제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헌법과 법률이 저에게 부여하는 직무를 최선을 다해서 성실하게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시급한 현안을 묻자 “방송부문에서는 공영방송의 공영성 제자리 찾기라 생각한다”며 “자세한 건 인사청문회에서 얘기할 기회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5인 합의제 대통령 직속 기구인 방통위는 1년 가까이 대통령 추천 몫 방통위원들로만 구성된 ‘2인 체제’로 파행적으로 운영돼 왔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자신이 지난해 방통위원에 임명되지 못한 것을 언급하며 “책임이 어디에 있냐 물어본다면 민주당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더불어민주당이 최민희 의원을 야당 몫 방통위원으로 추천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자, 민주당은 지난해 8월 국민의힘이 방통위원으로 추천한 이 후보자에 대한 본회의 표결을 거부했다. 이후 민주당은 야당 측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민주당이 지금이라도 두 명을 추천하고 국민의힘에서도 한 명을 추천해 한시바삐 5인 체제가 구성돼 합의 정신에 따라 과제들을 수행해나가길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계속 2인 체제가 유지돼도 의결을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가정 상황에 대해서 답변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취임 전부터 ‘최단기 방통위원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야권에서 주장하는 탄핵이나 여러가지 주장에 대해서 이 자리에서 어떻게 하겠다고 답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 반대에도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민주당이 또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거나 이 후보자가 MBC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 직후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