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세계 텅스텐 생산량의 10%를 책임지던 강원 영월군 상동 광산이 내년 재가동에 들어간다. 태백에선 최근 폐기물이란 딱지를 떼낸 석탄 경석 재활용을 위한 연구와 제도 개선이 한창이다. 이들 광물이 침체된 폐광지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알몬티 대한중석은 8일 “상동 광산의 선광장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부터 상업채굴에 들어가 2027년 국내 생산 생태계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알몬티 인더스트리즈의 자회사인 알몬티 대한중석은 2015년 상동 광산 광업권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1,300억 원을 투자해 반도체와 2차 전지 원료를 생산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얘기다.
한때 세계적인 텅스텐 산지로 주목 받던 상동 광산은 중국산 공급이 크게 늘면서 채산성이 악화돼 1994년 2월 문을 닫았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원료 공급망 확대 필요성으로 가치가 재평가됐다. 특히 텅스텐 분야 ‘탈(脫)중국’를 위한 대체시장으로 상동 광산이 주목받고 있다.
영월군 등은 상동광산 내 텅스텐 5,280만톤(t)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무엇보다 암석 속 텅스텐 함량이 세계 평균의 두 배가 넘는 0.44%로 경제적 가치가 60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침체된 지역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알몬티 대한중석은 “이를 통한 경제효과는 5,000억 원 이상, 직간접 고용효과는 1,800명 가까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영월군은 산솔면에 25만㎡(약 7만 5,625평) 규모로 조성 중인 첨단산업 핵심 소재산업단지에 텅스텐 비축과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30년 넘게 폐광됐던 상동광산이 다시 살아나 지역경제를 되살리고 자원안보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1일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은 태백에선 경석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환경부가 석탄 채굴과정에서 나오는 경석을 폐기물에서 제외해 건축자재 등으로 활용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국내에 적재되거나 방치된 경석은 2억t 가운데 80%가 태백과 정선 등 강원 남부지역에 자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강원테크노파크 원료산업지원센터는 최근 경석을 활용한 원료산업을 육성할 경우 1,16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 기업 매출 증대 1,252억 원 등 3,300억 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예측했다. 실제 2022년 이후 단열재와 흡착제, 연기를 막는 패널 등 경석을 활용한 제품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일섭 강원도 글로벌본부장은 “폐기물 규제에서 벗어난 석탄 경석을 친환경적으로 관리하면서 산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 유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